동냥
詩최마루
어떨 땐 생각도 빛처럼 지나가더이다
한참이나 지나버린 낡은 상념을 추억이라고들 하지요
내가 아주 어릴 적 그땐 하얗게 우울 했어요
매일 아침마다 코끼리 엄마가 동냥을 왔지요
아주 조그마한 녀석 둘을 데리고
온몸으로 보여준 가난과 무지가
어린 나에게도 무척이나 슬퍼보였어요
그들이 떠나는 발자취를 멀리서 지켜보면
시간은 억울한 그들에게조차 가벼이 지나는 것 같았지요
내심 안쓰러웠지만
품바들의 쾌랑한 소리를 듣노라면 그들이 그들이 너무나 그리워요
그리고
찌그러진 깡통을 보물처럼 안고 다니던 그 모습이 또 슬펐어요
그럴 때면 으례히
내 가슴 어디에 둘 곳 없어 무척이나 아팠던 기억이 있네요
오래전 까만 얼굴이 불쌍했던 동생 나이의 꼬맹이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먹던 밥 한 덩이라도
주머니에 따뜻하게 데워 엄마 몰래 줄 걸
그저 미련한 후회가 가슴가득 미울 뿐입니다
오늘
오늘따라
하늘은 온통 회색인데
나는 시어를 쌀알처럼 동냥질하고
들꽃향기 져민 취기의 바람에 내 몸을 맡긴 후
그저
소박한 그들에게 진심으로 행복을 기원 합니다
때로
좋은 날처럼
그들과 함께 찾아 온 싱그러운 아침을 마주하며
한 소절의 기쁜 노래가 내내 그리운데
내가 사모하며 그리던 영특한 나비 한 마리는
결국 애련한 추억의 접사가 되어갑니다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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