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사랑하는 삶

갱죽

시인 文明 최마루 2010. 5. 23. 15:42

갱죽


                  詩최마루


오래전 아주 오래전 일곱 여덟 살쯤 겨울 저녁

개죽 같은 음식을 처음 만나던 날

익지도 않은 내 어린 미뢰가 느닷없이 두꺼운 철문을 닫았다

 

부모님 과거사의 가난한 유산이

나의 미각에서 고통스러운 맛을 인식케 하는 순간이었다

죽으로 연명한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나이였음에도

시큼한 향기로 내 머리는 수열처럼 복잡했다

난데없이 철부지 나이에도 슬픈 음식이라 생각했다

 

쌀알은 이미 근기를 잃었고 쥐포같은 시래기가 서걱이었다

매캐한 연탄불에 익힌 애처로운 음식은

그야말로 고단한 삶처럼 질기고 걸죽했다

 

그러나

궁핍한 어린 시절의 가정사라 말없이 그날은 목숨을 걸고 먹어야했다

그 이후 가끔 갱죽을 마주하는 날이면

맛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내 입맛은 언제나 처절하게 패배했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추운 그때의 겨울

가끔은 희멀건한 죽이 그립기까지 한 까닭은 또 무엇일까

 

가난은 참 별것을 징그러운 추억으로 기억케한다

 

 


*갱죽 : 일명 국시기 - 먹다 남은 찬밥에 김치나 나물들을 쑤어 만든 죽으로 가난했던 부모님 세대에 눈물 같은 전유물

            < 쌀보다 갖가지 나물들이 더 많음 / 요즘 형편상 콩나물과 참기름으로 다소 맛을 살릴 수 있음 >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주의*주의!! 동의 없이 무단전재, 표절 및 재배포, 복사등 절대금지>
choe33281004@nate.com   
cho33281004@yahoo.co.kr

*여러분의 즐거운 감상바랍니다*

'사랑하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하루   (0) 2010.05.24
변명   (0) 2010.05.24
마음으로 오는 행복  (0) 2010.04.29
하얀 꿈   (0) 2010.04.26
사랑스런 하루   (0) 2010.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