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文明 최마루 2014. 3. 26. 01:32

비원


                                        詩 최 마루


보다 자애로운 부모와 훌륭한 유전인자와

멋진 환경을 나는 선택조차 없이 태어났습니다

유년시절부터 

알코올 중독자인 부친의 거친 숨소리에 시달려야했고

팍팍한 생활고에 지친 어머니의 깊은 한숨 소리에

매일 검은 나날들을 채색해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편견을 극복하고 희망의 사다리를 흠모하며

늘 자아를 거울처럼 닦고는 긍정만을 사모했습니다

가끔 노련한 불행은 예의조차 없이 슬금 방문하여

호시탐탐 어린 가슴 안을 마구 짓눌려서 괴롭혔지요

온통 미덥지 못한 세상이 원망 덩어리였으나

오직 뜨거운 사랑을 믿으며 살갑게 살아왔습니다

항상 행운의 축복을 등에 업고 삶의 소용돌이에서

수많은 수난을 감명 깊게 헤쳐 나아갔습니다

그럼에도 언제나 뭉클한 상처는 빈곤의 몫이었고

지친 영혼에 드리워진 멍들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내게 주어진 지나친 삶의 환경은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었던 것입니다

그예 모든 것들이 나의 신중한 선택뿐이었습니다


사춘기적 뼛속까지 시린 몹시도 추운 어느 날

가장 따뜻한 모퉁이에 앉아서 살아있음에 감사하던 때

언젠가 이 땅을 신비로이 떠나는 그날이 되어서

누군가 나에게 이승의 삶이 어떠했냐고 물으면

탄생부터 축복이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 비원(悲願) : 꼭 이루고자 하는 비장한 염원이나 소원을 말함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님의 글입니다.<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주의*주의!!동의 없이 무단전재, 표절 및 재배포, 복사등 절대금지>
choe33281004@nate.com
*여러분의 즐거운 감상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