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음식 연속기획 14 ) - 군대 수제비
(군대음식 연속기획 14 )
군대 수제비
시인 최 마루의 병영일기
군 생활 30개월 중에 수제비를 두 번 먹었습니다
복무 19개월 즈음
날씨조차 사나웠고 강도 있는 야간 포사격훈련으로 매우 지칠 즈음
간부 사모님들이 최전선의 그 위험한 훈련장까지 야간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찾아주시어 부대원들에게 야참으로 즉석 수제비를 해주셨는데
너무나 기막힌 맛이라 혓바닥이 거의 죽는 줄 알았지요
그날은 종일 비가 제법 왔었는데 판초우의를 입었지만 온몸에 찐득한
습기는 인내력을 시험하였고 적당히 추운데다가 아주 괴로웠지요
그러던 차에 철모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물과 뜨거운 수제비의 향연은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이었으며 세상 어디에도 그렇게 맛있는 수제비는
아마도 일생에 다시는 맛볼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복무 21개월 즈음
부대 진지공사 작업도중에 아주 큰 가마솥에 취사병들의 거치른 손으로
찐빵만한 밀가루 뭉태기에 똥이 볼록한 멸치와 밀내의 밍숭밍숭한 맛에
그 뭐랄까! 수제비 비슷한 걸 웬일인지 오후 간식으로 챙겨 주더군요
순간 식판에 가득 담긴 군용표 수제비를 보고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밀가루 본지도 한참 오래 되었지만 그래도 짬밥보단 특미였으니
그 많은 걸 허겁지겁 다 먹고도 더 먹고 싶어서 솥 곁에 얼쩡거렸는데
그 백인분의 큰솥은 이미 동이나버렸더군요
약삭빠른 고참들이 솥 주위로 왜 그리도 많이 모여 앉아 있었는지
그때야 알았습니다
한참을 입맛만 다시다가 어머니가 계시는 남쪽 하늘을 한없이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곤 가슴으로 울었습니다
엄마! 나 오늘 수제비 먹었어요
* 시인 최마루의 생각 중
수제비 정도는 입대 전엔 음식으로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간만에 어머니께서 아무리 맛나게 만들어서 줘도 슬쩍 피했다니까요
그러다가
군복을 삼년 입은 동안 그것도 아주 우연히 두 번 얻어 먹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군 생활이 다 그렇다고 웃고야 말지만
이건 너무 아니다 싶어요
왜 군복 입은 이들에게 이런 대우를 합니까!
누구를 위해서 입었나요!
아니 누구를 위하여 입혔나요!
반심이 아니라 군인은 이 나라에 가장 소중하고 귀한 존재입니다
잔인한 말일지는 모르나 전시에 총알은 노약자나 어린이나
무조건 여성이면 피해간답니까!
우리나라 군인들 정말 무슨 음식이든 먹는 거 하나는
정성껏 맛나게 잘 좀 해먹입시다
이 나라에 멋진 군인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니까요
* 엄숙하게 군복을 입고 대암산에서 가칠봉을 바라보며 적진을 향하여
위용의 T N T사격을 명받음은 오로지 조국의 통일과 위대한 평화를
목숨같이 사수하라는 일념의 전광석같은 명령이었습니다
이 글은
필자가 군 복무 중에 개인적인 경험을 작품화하여 창작한 글이며
군대생활을 절대적으로 고귀하게 추억하는 군예찬론자입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조국의 군문은 아무나 쉬이 들어가서
아무나 귀하게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었지요
군인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었으며 푸른 군복처럼 뼛속까지
늘 푸르른 청솔같은 군인이어야만 했습니다
팔구십 년대 당시에 육군 현역은 30개월
공군 해군은 36개월의 적잖은 복무였으며 더구나 우리나라에
각각의 특수부대원들의 숭고한 가치와 정신력이 너무나 투철하여
그 위엄이 세계적으로 드높았음과 동시에
이 땅에 육해공의 전군이
피맺히게 합심 노력한 것들이 최강의 한국군으로 각인되어
그 위상을 세계만방에 한층 끌어올린 최상의 결과물이 되었습니다
아울러 세월이 도도히 흐르는 만큼
군문화도 당연히 훨씬 성장 발전되어 가리라 믿으며
한국인의 저력을 애써 다하는 고군분투에 힘찬 응원과 박수를 보냅니다
무엇보다 이 세상에 가장 강건하고 용맹한 한국군의 빛나는 입지를
오직 평화와 자유를 향하여 보다 드높이길 항상 기원해봅니다
한때 강인한 군인이었던 만큼 위대한 포병의 자부심으로
조국과 민족을 향하여 오직 초탄명중을 사수한
백두산 포병부대 예비역인 시인 文明 최 마루
절도있게 웅장하게 거수경례 합니다
탄-켤!
- 이상 -
☆ 글쓴이 소개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님의 글입니다.<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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