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위한 애정의 밤

머물고만 싶은데

시인 文明 최마루 2014. 6. 7. 00:27

머물고만 싶은데


                               詩 최 마루


무형의 바람들이 한참 멀리에서 왔다가

잠시나 뭉턱하니 모이는가 싶더니

흔적도 없이 묘연하게만 떠나 가버렸네


예사로운 바람의 깊이가 무량할 즈음

한없이 저무는 노을조차 잇달아 식었으니

버들나무 한 자락마저 뻐꾹새 구슬픈 소리에

하염없이만 고개를 숙이다니

문득 형언할 수 없을 설움마저 끌어안고

이제 이제는

종적조차 없는 곳에 나 머물 곳이 어디며

어느 계절을 찾아서 막상 어디로 가야하는가!


훗날 야속함이 묻어나는 아련한 등 뒤로

실바람 한줄기마저 모로 업힌다면

차마 뒤돌아 볼 새도 없이

숱하게 늘어진 사랑들만 또 그리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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