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환타지아

신기루 짬뽕

시인 文明 최마루 2014. 9. 28. 19:30

신기루 짬뽕


                             詩 최 마루


회사에서 짬뽕을 주문했더니 십분 만에 도착하더군요

쫄깃한 면발 듬뿍 쌓인 고명에 얼큰 시원한 국물까지

홍합과 오만디의 상큼함으로 후딱 한 그릇을 비우고는

만족한 포만감에 볼록해져버린 배를 살짝 토닥이는데

군에서 짬뽕밥과 제대로 대면한 추억이 솔깃해지네요


당시 사단 파견 중에 통신대 김중위와 중식을 나누고

그 이후 부대 근처 중식당의 그 독특한 맛에 매료되어

외출이나 특박마다 별미로 짬뽕을 자주 찾았습니다

중고교시절만 해도 아예 짬뽕 자체에 별맛을 몰랐지만

신분이 항상 짬밥에 주눅이든 용맹한 군인이고 보니

비로소 매운 음식을 즐기는 어른이 된 느낌이랄까!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신기루같은 맛이었습니다


어느새 

지천명이 가까운 나이에 특히 전주가 있었던 날은

그야말로 해장으론 딱이더군요

계란 한 알도 몽글몽글하게 떡하니 올라 있으면

신비롭게도 감칠맛이 더더욱 흥겨워지니

편히 접하기에는 이만한 음식도 없을 것 같습니다


문득

삶의 숱한 여정에서 짬뽕 향기가 심히 그윽한 날은

내가 신성하게 살아있음을 귀히 감지해봅니다



* 과거 30대 직장생활 중에 짬뽕을 한 달간 점심때마다 먹었어도

이상하게 조금도 질리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후 점심으로 아예 일 년간 거의 짬뽕을 먹어보았는데

도통 짬뽕 사랑에 대한 뜨거운 입맛이 전혀 사라지질 않더군요


중식 집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전국의 여러 곳으로 용무 중에

다소 맛이 떨어지는 짬뽕은 늘 반갑지 않았습니다

여태 

먹어본 짬뽕 중에 최악은 출장 중에 경남 모지역의 어느 시골

중식 집이었는데 일반적인 스프식 짬뽕 국물에 양파 하나 정도만

달랑 볶아서 대충 말아온

말 그대로 컵라면 보다 시원찮은 엉망진창의 짬뽕도 있었습니다

양도 소량으로 가격은 도심지와 같았지만 어떻게 이런 걸

감히 음식으로 팔 생각을 했는지 참으로 의아 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와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시골이니 이해할 수밖에 없었지요


모름지기 짬뽕이라 하면 얼큰 시원하며 고명이 듬뿍 올려져있고

면발까지 쫄깃한 상태가 최상이라 생각합니다

더러 가격이 저렴한 곳은 국물 맛이 밍밍하니 싱거웠습니다


아마도 제 일생에 짬뽕 사랑은 영원할 것이며 어느 후배에게

훗날 저의 장례식엔 짬뽕 한 그릇을 곱빼기로 부탁도 해놓았습니다



* 영원히 후루룩할 신기루 짬뽕을 사랑합니다 - 최마루 시인의 짬뽕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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