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세기동안 살아온 최 마루 시인의 황당한 경험들 - 1부 = 우산을 황당하게 도둑맞고
* 반세기동안 살아온 최 마루 시인의 황당한 경험들 - 1부
우산을 황당하게 도둑맞고
얼마 전에 업무상 대구 중구 모 동사무소에 일을 볼 때였습니다
그날은 비가 오다말다가 유독 심술을 부리는 듯 구릿한 날씨였지요
혹시나 하여 아내가 선물해준 접이식 우산을 들고 갔습니다
제가 평소에 가방을 들고 다니는지라 그 우산은 특별하게 아끼는 물건 중
에 하나였지요
들고 간 우산은 동사무소 출입문 앞에 놓인 빈 우산통에 놓아두고 들어
섰습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동사무소에는 여직원 한명과 사십대 전후로 보이던
자그마한 여자 손님이 먼저 서류를 떼고 있더군요
몇 분후 그 여성은 서류를 챙겨서 돌아섰으며 나는 여직원에게 내가 찾아
온 사무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주문이 끝나자 잠시 뒤를 돌아보니
그새 또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그 여자 손님은 두리번거리더니 바로 나가지 않고 무언가 우물쭈물
하더군요
하지만 그녀의 행동에 하등의 의심이나 존재조차 저에겐 그저 무감각이었고
딱히 그럴 이유도 없었습니다
지금 슬쩍 생각난다면 작고 마른 체구에 검은 바지와 단발머리 정도로
흐릿하게 기억합니다만 마냥 지나다가 부딪히는 사람의 얼굴조차 어찌
기억이나 하겠습니까!
그때 마침 동사무소 직원이 몇 가지를 저에게 다시 물어본 게 있었고
저 역시 사무실 앞에 놓인 여러 가지 전단지 등을 유심히 몇 분 정도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여 우연히 우산통을 바라보니 제 우산이 보이질
않는 것 이었습니다
물론 그 여자 손님이 되돌아 서있던 나를 모독하곤 순식간에 들고 나가
버린 것으로 추정할 뿐 이지요
순간 너무나 황당해서 여직원에게 먼저 온 여자 손님에 대해 물어보니
개인 신용이라 알려줄 수는 없지만 동구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라는 것
만 말해주더군요
그 순간 비가 오는 밖을 뛰어 나가보니 많은 인파속에 그것도 도로변에서
여러 갈래로 놓인 길 사이에 억울하게 납치되어버린 내 우산을 도저히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동사무소로 금방 되돌아왔지만 무척 짜증이 났었고 또한 안타까웠지요
우산이야 몇 푼 되지 않지만 아무리 좋은 명품 우산이래도 사라진
그 우산에 얽힌 나의 애정도 금방 떼기 힘들었으며 늘 내 손가방 안에
담겨서 언젠가 저에게 역습할 빗물을 막아줄 방패였고 그렇게도 아끼던
우산이었는데 소리없이 가벼이 들고 가버린 그 우산 도둑녀가 정말 해괴
하게 미워지더군요
곧이어 서류를 챙겨서 사무실까지 비를 맞으며 걸어가던 그 심정이야
묘하게 비참했습니다
당시 근처에 우산 가게도 없었거니와 순식간에 눈뜨고 당해버린 입장에
정장을 입은 채 물에 빠진 쥐새끼 모양이 되어버렸으니 무슨 이런 일이
생기나 싶었죠
세상은 말이지요
누군가 무심코 행한 어떠한 행위가 어느 피해자에게는 선의의 피해조차
기분 나쁘게 일파만파가 된다는 깨달음을 작은 우산 하나에서 또 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으니 어떠한 일에서나 일시적으로 자신의 이득을 위해
타인을 궁지로 내모는 비양심을 반성해보고 이제부턴 항상 어떠한 일에서
나 주시하는 습관을 잊지 않기로 했습니다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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