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文明 최마루 2016. 4. 3. 03:17

붕어빵


                                詩 최 마루


내장에는 갖가지 맛난 앙금이 듬뿍 들었고

염치없이 대가리까지 바싹 씹어도

쉬이 발라낼 가시조차 아예 없습니다


이 생선의 특징은 가급적 겨울에만 살아있습니다

물에서는 멀겋게 죽어가도 입속에는 고소함이 실존합니다

신기하게도 물고기의 숫자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특급 어종에 포함 됩니다

치어들이 거의 없습니다

암수도 없습니다

통째로 먹어야 제 맛입니다

여느 곳에서도 색깔과 모양이 대부분 같습니다

선물하는 이에게 감동은 풍부하지만 무생물입니다

어항이 아니라 봉지에 담겨져 주소도 없이 사라집니다

낚시 바늘이나 어장이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리어카에서 주로 활동하며 사람만이 신적 존재입니다

가격은 시세가 아니라 전국에 걸쳐 거의 고정적입니다

이놈은 시장에서도 여느 해산물처럼 취급되질 않습니다

바다나 호수가 아닌 육지가 고향입니다

먹이도 필요 없으며 포식자는 대부분 겨울철에 존재합니다


그나마 어묵 국물과는 친숙해보입니다

기름을 거의 두르지 않아도 고소만 합니다

비린내도 없지만 특유의 향기가 제대로입니다

회로 만들 수 없으며 각종 양념들도 사양합니다

열대어는 아니지만 뜨거울 때 더더욱 맛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가벼이 반깁니다

부산물이 거의 생성되지 않습니다

살이나 껍질의 형태가 모호할 뿐입니다

비늘이나 아가미도 없습니다

거의 반찬이 될 수조차 없습니다

석쇠도 불필요하고 찌개도 없으니 요리는 곤란합니다

얼큰하다기보다 단맛이 그럴싸하게 강합니다

지느러미나 꼬리 등 특별히 손질할 까닭이 없습니다

가끔 별미 삼아 한 끼의 식사로도 괜찮은 편입니다

이 녀석은 대부분 제 생일날에 바로 먹혀버립니다

밀가루 반죽과 팥소만 있으면 언제나 줄낚시입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말이지요

시장에선 

실제로 꽁치가 다섯 마리 천원에 거래될 때

이 홀가분한 녀석은 서너 마리에 천원이나 합니다


하오나 

즉석에서 이웃끼리 오붓하게 나눠먹는 정이야말로

무엇과도 비교할 수조차 없을 최상의 맛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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