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위한 애정의 밤

은자의 곡조

시인 文明 최마루 2017. 3. 6. 02:18

은자의 곡조

 

                     詩 최마루

 

몹시 을씨년스러웠던 어느 날

 

!

출렁거리는 뱃살을 움켜쥐고

연탄재가 쌓인 낙후된 골목길을

난생 처음 상념으로 거닐어보다

 

하온데

우연히도 달팽이 뿔에 채이어

어느 망측한 저자의 펜 끝에서

어이없게도

불의의 사고에 경우없이 얽힌 채

그만

제 무덤조차 대지에 뉘여 버렸다

 

 

* 은자(隱疵) : 감추어진 허물이나 흠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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