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지친 세상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시가 되어버린 창백한 슬픔>
長詩 최 마루
아무개님의 사연을 엿듣고서 뭉클하게 몇 자로 펼쳐봅니다
생각도 싫은 유년기부터 청소년기였습니다
늘 절망에 휩싸여버린 과녁같은 학창시절이 몸서리치게 있었네요
중 고등학교 매 학기마다 학비가 밀리면 가슴이 쿵쾅거리다가
교문 앞에서 맨날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습니다
혹여!
친구들이 알까봐 심장이 풍선처럼 부풀어 터질 것만 같은 나날들을
어김없이 보내었지요
학생이라면 충분히 배우고 익혀야 할 신분이었지만
내게는 형편상 물질적인 부분이 온통 가슴을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늘 나도 모르게 어깨가 좁아지고 일상들이 너무나 수치스러워서
십대의 대부분을 어찌 할 줄을 몰라 했었지요
더구나 무슨 공과금이던 미납 뒤부턴 자주 교무실에 불려가서
아주 죄인이 된 것처럼 여러 선생님들께 기가 죽었고
슬쩍 쳐다보아도 비웃는 것 같아서 무척이나 괴로웠습니다
더구나 담임선생님 앞에서조차 죽을 만큼 부끄러웠는데
큰 호통에 꿀밤이라도 한 대 맞으면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런 날마다 어머니께 왜 나를 낳아서 이따위 꼴을 보이냐며
악담을 퍼부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불쌍한 우리 어머니 심정이 얼마나 아팠을 까요!
때로는 나쁜 애들과 어울려서 확! 빗나가버릴까 생각하다가도
주야로 식당에서 잡일을 마다하지 않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참고 또 참아야했습니다
항상 배가 고팠고 항상 등하교 길은 걸어야했습니다
어떨 땐
배가 너무 고파서 배를 움켜잡고 울면서 하교한 적도 있었지요
당시는 도시락을 지참해야했지만 매일 시큼한 김치가 전부였습니다
김치 국물이 흘러서 교과서가 온통 울긋불긋 했지요
소시지나 장조림은 그림책에서 몇 번 본 것 같습니다
우리 집이야말로 하루하루 좌절의 연속으로 늘 침몰직전이었지요
어느 날은 정말 십 원짜리 하나조차 없는데도 매일 술독에 빠져서
가정을 엉망으로 만든 아버지가 죽이고 싶도록 미웠습니다
세상이 더러 깨끗하지 못함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지요
비참하고도 너무나 서러운 시기였습니다
사계절 내내 단벌신사에 여름에는 하드 한개 겨울에는 호빵 한개 먹으면
그나마 잘 얻어먹던 시절이었습니다
동안 어머니의 아름다운 그림자가 없었다면
이미 수차례 교도소를 넘나들며 상상 외의 악마가 되어 있었겠지요
당시 국민학교 때는 과목마다 왜 그리도 준비물이 많았던지
형편상 준비물도 본의 아니게 포기하는 날에는 선생님의 무서운 매질을
온몸으로 감수해야했습니다
귀싸대기를 맞으면서도 아픈지도 내가 왜 맞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제 형편조차 알 리가 없었지만 매번 상습적으로 보이니 선생님의 매질은
거의 폭력상태였지요
절친했던 친구 앞에서 짝사랑했던 여학생 앞에서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수학여행도 소풍도 알아서 불참을 했습니다
아니 어머니께 말하지 않았습니다
고생만하는 어머니에게 절대로 부담주기 싫어서 아예 입을 다물고는
내일 또 터지겠구나 하며 불안한 마음을 간신히 내려놓았습니다
아마도 선생님은 돈을 받아서 군것질한 거로 오해하셨던 것 같았습니다
버릇을 고친다고 때리시는데 그 수위가 장난이 아니었지요
입술이 터지고 밀대 자루가 부러지도록 맞아서 온통 피멍이 들어도
가난 때문에 준비물을 챙기지 못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면 몸과 마음이 너무 아파서 홀로 훌쩍이다 말았지요
군에 가보니 그때부터 아마도 매집이 단련된 것 같더군요
집에서도 잘 얻어 먹지 못하고 학교에서는 선생님께 공과금이나
준비물로 인한 마찰로 자주 얻어터지고 이미 내 마음속에는
독사보다 무서운 독기가 불꽃처럼 타올랐습니다
어쩌면 맹독이 뻗히운 무서운 반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참으로 묘한 비극이었지요
국민학교 재학시절 선생님들께는 아예 눈 밖에 났지만
제 형편을 잘 아는 친구들은 오히려 저를 위로해주더군요
어느 날은 선생님께서 가정방문 때 우리 집을 의도적으로 지나치는 걸 보고
집안 형편을 대체로 알고 있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아마도 당시에는 한반에 70명 정도 많은 학생이었으니 말썽이 잦던
수많은 제자에게 시범적으로 험악한 꼴을 솔선하여 당해주던
일명 조교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국민학교는 그 개구쟁이 녀석들 때문에 무탈하게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초중고등 재학시절에
단 한 번도 도리에 어긋난 행동으로 어머니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당시를 회상하면 마음 한 켠이 면도칼로 도려내는 것 같아서 참으로
아릿만합니다
그 어리디 어린 시절만큼은
연탄불에 라면하나 편히 먹지도 못하던 최악의 삶이었으니까요
한창 먹고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다이어트는 이국적인 말이었습니다
십대 후반의 어느 미친 날 생활보호대상자의 신분으로 추락한 걸 알고는
그저 지나는 개에게조차 기가 죽더군요
아니 기조차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당시 줄여서 생보자라 칭했는데 동네에 어려운 이들이 하도 많아서
그조차 담배 두 갑을 쥐어주고 아주 힘겹게 되었다며 자존심 무너지도록
한숨 쉬는 어머니를 보고 그만 벼랑으로 뛰어내리고만 싶었습니다
매일같이 너무나 창피한 일상에 아예 굶는 데에는 습관이 되어서
늘 몰골이 꽈배기처럼 골아있었지요
가끔 심각하게 허기가 몰려오면
어김없이 몸에서 세포들이 죽어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하지만 자존심만은 바늘처럼 악착같이 튀어 오르더군요
그렇게 참담했던 우리 가족은 아버지를 제외하곤 열심히 사는 것 같아도
나날이 얼굴에는 주름들이 가득했고 집안은 온통 적막함에 휩싸여서
온통 곰팡이 내음뿐이었지요
무얼 먹어도 질보다 무조건 양이었습니다
유명상표나 학원과외 등은 아예 꿈조차 꾸질 못했습니다
거기다가 월세조차 밀리니 일 년을 못 넘기고 구석진 곳이나 정류소가
아주 먼 곳으로 이사 또 이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아니 아버지의 지독한 술 주사도 한몫을 거들었지요
두터운 초본을 보면 너무나도 부끄러워 얼굴조차 들 수 없을 지경입니다
어린 생에 삶의 지독한 상처로 너무나 곪아버려서 매번 이리저리 터지기를
반복하다보니 징글징글한 가난의 훈장이 가슴속에 문신처럼 박혀버리더군요
외식은 부유한 이들이 외국에서 즐기는 식사인줄 알았습니다
시간은 흘러 중학교 일학년 어느 봄에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위하여
신문배달을 해보겠다며 허락을 구하였습니다
그런데 죽어도 그런 일은 하지 말라며 극구 말렸습니다
또 거센 반항심이 일더군요
지지리 궁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보니 돈보다 자식을 생각하는 모정을 알고는
눈물이 앞을 가려버렸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분명히 말해봅니다
한창 사춘기 시점의 고통과 충격은 분명 올바른 추억이 아니었습니다
추억은 가끔 생각할수록 더욱 고소해져야만 하며
나름은 그윽하게도 운치가 있어야 만이
제법 폼이 나는 화사한 기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때로 너무도 배가 고파서 죽을 지경에는 사탕 사먹을 돈이 없으니
약간의 설탕물을 마시면 그나마 배고픔이 사라지더군요
과자가 너무나 먹고 싶을 때는 치약을 먹었습니다
집구석이 이 모양이니 당연히 학업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지만
기억력이 예민해서 수업만 듣고도 항상 중간은 유지했습니다
아니 솔직히 모든 걸 내려놓고 그만 자살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가난하다는 이유로 무작정 자포자기 상태로 죽기에는
너무나도 억울하고 원통했지요
내가 이 세상으로 태어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독한 가난으로 인하여 근검절약을 배웠고 여지껏 살아오면서
물질의 진정한 가치를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이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 덕분에 웬만큼 알아주는 중소기업을
운영하게 되었지만 가끔 힘겨울 때마다 피고름처럼 잔인했던
십대를 생각하면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분명 가난은 내 생에 압도적인 경험임에 틀림이 없었으며
삶에 가장 강력한 힘의 원천이었습니다
혹자는 비정하게 살아온 이들의 추리한 삶을 진저리치게 외면하며
손가락질 할지라도 가난은 누구에게나 기구한 사연으로 순식간에 덤벼드는
화마보다 무서운 고통인 것입니다
하여 가난에 경험이 없다고 손사래 칠 정도로 부정할 이유도
전혀 없는 것이지요
가난을 보다 무섭게 아는 이라면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다소 형편이 나아지면 그때서야 누구에게나 회한정도는 엄습하겠지만요
가난은 절망으로 고독하고 세상에 그 어느 것보다 무서운 존재입니다
찢어지게 어려운 가난은 단란한 가정조차 가차없이 폭파해버립니다
하지만 이 지겨운 가난을 찬찬히 해부해보면 자신의 정체성과
억척의 삶에서 보고 느낀 진정한 교과서였음을 십대후반에서야 자연스레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주머니에 돈이 있을 때와 없을 때에 본의 아니게 굶어보면
확연히 다른 걸 쉬이 알 수 있듯이 말이지요
지금 이 시간에도 가난 때문에 고통 받는 이들에게 진실로 고합니다
하늘은 분명 흐린 날보다 맑은 날이 더 많은 것처럼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보세요
누구에게나 함부로 찾아오지도 않는 고열같은 시절을 거치면
분명히 행복은 차분히 다가오게 되어있습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사계절처럼 말이지요
유년기부터 어울리지 않는 가난의 옷을 입었다면
이십 대 이후부터 정갈한 옷은 내가 갈아서 입으면 되겠지요
단 탐욕이나 타인을 밟아가면서 성공하려는 야심은 아예 버리세요
그것은
일생에 가장 큰 실수이자 오히려 가난보다 못한 길을 걷게 됩니다
세월이 한참 흘러 알게 된 더 기가 막힌 사실은
나 이상의 고통을 동생들도 이미 한 아름 안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기사 그 나물에 그 밥인데 어디 이웃 밥이겠습니까!
너무나 불쌍하지요
형제간에 참으로 불행한 업보라 생각했습니다
세상이 아름답기까지 아직도 어두운 곳에서 아픔으로 신음하는
무언의 소리들이 오늘도 아름다운 별빛에서 어수선하게 어립니다
인생에 가장 아름다울 이 나라 아니 지구상의 모든 십대 여러분!
주어진 환경을 슬기롭게 더구나 멋지게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스스로에게 오기와 위안을 거울삼아 항상 긍정적인 생각에서
조금만 더 열정적으로 노력 하십시오
아무리 지치고 힘든 현실에 너무 자책하거나 실망하지 마시고
늘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십시오
때로 유혹이 앞설지라도 본인의 꿈을 향하여 굳건하게 지켜내십시오
지독한 가난에 시달려 본 이라면 인생에 잔잔한 행복마저
가슴 깊이에 진정으로 감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크게 될 사람에게 특별한 시련을 준다고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은
이 나라에 가장 훌륭한 자산이 될 인재임을 또한 잊지 마세요
가난은 자랑도 아니지만 인생의 주요한 쓴맛임은 사실입니다
여태 살아오면서 겪어온 가난에게 저도 할 말이 무척 많아집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가난한 삶이 내 잘못은 아니지만
내가 어른이 되어도 가난하다면 그건 분명히 내 잘못이 맞습니다
이 세상에 그 무엇보다도 값지고 귀한 여러분에게
죽는 날까지 항상 거침없이 행복하시기를 간절하게 소망하며
언제나 작은 일에 또 감사하세요
이 세상으로 태어나 억척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시기에 맞닥트리면
이미 경험해본 가난이야말로 참삶에는 극한의 진통제였음을
나중에서야 비로소 알게 되어있답니다
고난과 진실로 싸우는 자칭 하층민이라 생각하는 여러분!
용기는 나의 마지막 자존심이란 걸 절대로 잊어서는 아니됩니다
사슴의 위풍당당한 뿔처럼
여러분의 고초가 언젠가는 가치있는 녹용이 될테니까요
* 이 글은 사실적으로 묘사한 창작이며
지금도 이웃이나 어느 음지의 구석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구성으로
어디까지나 현실성이 다분하게 스며 있을 수 있는 현재진행형의 형태입니다
조국 대한민국에 가난으로 인하여 혼란과 방황에 고통 받는 청소년들과
빈곤에 몸서리치게 고통 받는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시인 최 마루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간절하게 보냅니다
이 곤궁함의 시대에 온통 고뇌로 휩싸인 젊은 여러분들이여!
지금의 현실에 본인만이 무거운 고통 속에 너무나 힘들게 살고 있다고
체념하지마세요
혈육조차 불분명한 고아들과 극심한 고통 속에 뼈가 녹아내릴 듯한
안타까운 삶을 연명하는 분들도 주변에는 아주 많습니다
지금 추레한 나의 모습이 영원하지 않듯이 비록 증오스러운 운명이라면
나의 열정만큼 힘겹도록 불태워버리면 됩니다
항상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여 이 사회에 가장 밝은 빛이 될 수 있도록
성실 근면 노력 등 항상 긍정의 빛을 굳건하게 사모 하십시오
이 세상에 분명한 것은 여러분이 싫던 좋던 혼자가 아니란 것입니다
나를 조금 더 사랑하시고 현실을 너무 증오하지는 마세요
부당한 대우와 더러운 꼴도 더러 경험해보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차후 결혼을 해서 나와 닮은 친구들을 반가이 만나면
나처럼은 살지 않도록 하는 것도 어쩌면 크나큰 배려입니다
자! 여러분!
우리 모두 거친 세상을 향하여 미사일처럼 힘차게 파이팅 합시다
* 가난한 이웃들에게
굳센 소망들을 화사하게 꽃피우는 최 마루 시인의 세레나데 중에서
☆ 글쓴이 소개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님의 글입니다.<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주의*주의!!동의 없이 무단전재, 표절 및 재배포, 복사등 절대금지>
choe33281004@nate.com *여러분의 즐거운 감상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