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최마루 시인의 수필 정원

* 반세기동안 살아온 최 마루 시인의 황당한 경험들 - 1부 = 어느 선술집에서

시인 文明 최마루 2015. 6. 20. 19:47

* 반세기동안 살아온 최 마루 시인의 황당한 경험들 - 1부



어느 선술집에서


몇 해 전 초가을 어느 휴일

모처럼 예전 직장의 친한 선배와 만나 동구 모선술집에 들렀습니다


지금이야 그곳은 아파트단지 등 번화가로 발전되었지만 당시는 굴다리도

있었고 도심지 외곽의 그럭저럭한 동네였을 뿐이었지요

그 동네에 선술집은 서너 개정도 있었는데 멀리가기엔 그렇고 해서

선배의 자택 주변에 위치한 함바집 비슷한 가게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막걸리 몇 사발이 오가고 그동안 선배와 못 나눈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에 여러 손님들도 오가고 했지요

제 기억으로는 가게 안은 다소 정갈하지 않았지만 몇 가지 기본 안주들

은 매우 감칠맛이 났었고 접시에 담긴 인심이 꽤 넉넉 했었습니다


얼마지 않아 한 무리의 중년들이 뒤섞여 들어와 자리를 잡더니 술집

안은 껄쭉한 이야기들이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무리 중에 오십대 후반의 얼굴색이 고무다라이처럼 시뻘건

아저씨의 목소리는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쩌렁쩌렁 울리는데다가

목소리조차 철 조각 서너 개가 섞이어 부딪히는 쇳소리라 옆에 있자니

선배의 음성마저 잘 들리지 않아서 상당히 괴롭더군요

언뜻 보아도 보통 내기들은 아닌듯했고 술판이 어느 정도 거하자 화류계

여성처럼 보이던 오십대 후반의 미끈한 여자가 큰소리로 내지르더군요


야! 이 씨팔들아!

내 사위가 나보다 나이가 많아 라며

몇 번이나 소리를 치는데 그걸 아주 자랑삼아 소리 높이는 걸 듣고

선배와 저는 순간 아연실색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곤 사십대 후반의 우리 쪽을 둘러보더니

야하 젊은 것들이 좋다야

저런 멋진 연하들하고 연애하고 싶다 라고 거침없이 쏟아내는데 참으로

할 말을 잃어버렸지요

식당 여주인도 그 여자에게 눈치를 주며 오히려 우리 쪽으로 미안하다고

사정을 하더군요

그러나 선배와 저는 아무런 말도 없이 서로 약속한 듯 계산을 하고 밖을

나와 버렸습니다

좀 더 있다가는 뭔가 안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고 형상은 사람인데

의식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격체들이어서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것

자체가 매우 불쾌 했습니다

기분이 걷잡을 수없이 안 좋더군요

선배의 표정도 울그락불그락 했습니다만 저 역시 대범한 척하며 달래었지요

술에 취하면 별사람들이 있지 않느냐고 그냥 시원하게 잊어버립시다

하며 선배의 손을 이끌고 동네 시장 쪽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곤 적당한 자리를 잡아서 쭉 새로운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가 선배와

헤어진 후 마지막 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간만의 취기에 나도 모르게

얼마나 졸았는지 대구 시내 중앙에 위치한 집을 놓아두고 성서 종점까지

가버렸답니다

버스 운전기사가 안타깝게 바라보며 깨워주더군요

여긴 종점인데 집이 어디냐고 순간 너무나 황당했고 시간을 보니 자정이

가까웠습니다

부끄러움도 잠시 갑자기 술기운이 확 사라지더군요


그날따라 카드도 없었지만 현금도 소진되었고 이거 야단이 났습니다

미안한 마음을 움켜쥐고 꿈나라에 있을 아내에게 전화를 했지요

자고 있던 아내가 볼멘 목소리로 알아서 오라며 야무지게 전화를 끊습디다

야속한 건 없었지만 내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럽더군요

한 오 분간을 망설이며 그날 하루를 무척 괴로워했습니다

일차로 함바집에서 끝내고 바로 귀가했어야했는데 시장에서 순대국을

퍼먹으며 이차를 달렸으니 평소보다 많이 마셔버린 게 큰 실수였지요

다음부턴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할 것이며 가급적 아주 취하지도 말자

라고 다짐하는 순간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십여 분 뒤에 차비 들고 나갈 테니 빨리 택시타고 들어오랍니다

그래서 쏜살같이 택시를 타고 차비를 지불하고 집으로 걸어가는 내내

저와 아내는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일 이후

자정 무렵 택시를 타는 일은 특별한 경우 외엔 거의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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