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詩 최 마루
보슬비조차 기괴하게 나리든 어느 회색의 날
서늘한 상념의 문을 창백하게 들어서는 그림자가
꽤나 이채롭게 보였습니다
문득
나체화된 영혼으로 나누어진 수십 개의 창문으로
동안의 기나긴 세월과 선명한 추억의 정원들이
색다른 풍광을 영롱하게 자아내고 있었지요
어딘가의 날카로운 눈매가 연속적인 조준을 통해
애잔만 했던 삶의 기하학적인 수치를 뿜어내고는
이미 다른 속도로 달려가 버린 겸허한 시간들이
기이한 공포로 분산된 제 이막처럼 엄습할 즈음
부자연스런 괴리에 충돌된 과거를 정지시켜봅니다
< 아! 삶의 단원에 애달픈 막은 내리고 - 1 - >
대체로
인식을 고정화한 증거로 예측을 시도하다가
안타까운 죽음의 눈물을 애타게만 쓰다듬을 때
추악한 진실들이 법의학의 명철한 궤도에서
잔인한 입술로 괴담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오해의 탐구는 오로지 불신의 늪에서
사차원의 세상을 더없이 이채롭게 해부하였으니
사후에 특정하게 이동하는 성스러운 내면을
여러 각도로 치밀하게 계산해보야야 할 것입니다
때로 희미한 존재를 위한 영원한 검진일 수밖에
어느새 맹렬하게 진입하는 흥분된 추앙은
이미 이승의 도를 알맞게 너머 서고 있었습니다
< 오호! 영원한 호곡소릴 잊지 못하네 -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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