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새
詩최마루
국수 한 줄이 예사롭지 않게 먹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마냥 냉면같이 먹고 싶어서 얼음물에 면을 살갑게 띄웠습니다
이가 시려도 좋을 만큼 쫄깃하게 뒤바뀐 그의 충성스런 의지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염치없이 보내었습니다
시식에 앞서 거룩하게 준비운동을 했지요
멸치국물에 빠트려 질식케 하여도
매운 양념으로 온몸을 따갑게 페인팅하여도
오로지
살신성인하는 그의 고충을 이해하며
밀향의 그윽한 맛을 풍미스레 즐겼습니다
국수와 오랜 인연이 있었지만
오늘같이 생각이 많은 날에 그저 마디 마디 잘리는 수모에도
조용히 고통을 받아들이는 면이 있었기에
내 살아생전 해준 게 너무 없어서 그저 미안할 뿐입니다
더불어
밀분에도 그 어떠한 의미가 생존해있다면
그 까닭을 되새김질하며 국수만의 참맛을 음미해야만
비로소 미식가라 칭하는 상식의 한계를 이해할 수가 있겠지요
단순히 별미만으로 끝내기에는
그의 노고에 비하면 참으로 무의미한 것 같습니다
바로 생동감을 겸비한 가치로
요즘 시대에 둔탁한 인성에 신선한 자극을 비유하는데
이제는 진정한 의문을 제시해야할 것 같습니다
만약 그 뜻을 바로 알지 못한다면
그 풍부하고 깊은 맛의 참뜻을 두고
평생을 의문의 모자를 뒤집어쓰고 살아야할 것입니다
그저 한끼로만 맛나게 탐닉했다고 장담한다면
그에 대한 사랑과 믿음에 진솔한 변명으로나 될까요
부끄럽게도 하소연이라기엔 뭣하지만
고맙도록 생각나는 국수 한 가닥이
그간 내 살의 중요한 일부분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일 년에 단 한번
할아버지 할머니의 제사상에 길고도 높다랗게 올린 국수처럼
나는 그 정갈한 면의 하얀 길을 따라
언제는 즐거이 찾아가야하겠지요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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