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이모양 저모습

굶주린 개 한 마리

시인 文明 최마루 2009. 4. 17. 20:09

* 글의 사연은 졸고의 하단부분에 부연 설명해 놓았습니다
굶주린 개는 아저씨와 함께하는 분신 같은 존재로 해석하여
비록 못하는 짐승이지만숙인의 삶에 의미를 고취하기 위한

소재로 이해 바랍니다


굶주린 마리

 

                         詩최마루

     

가진 너무 없어 매일 라면으로 먹은 5        

0.1톤의 몸무게가 회의적으로 빠졌다


라면국물의 칼칼하고 더부룩한 미각은
엉성한 육신을 불안하게 다스렸고

건너 얼큰한 해장국이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예전엔 백반정도는 끼를 배불리 먹었는데

벌레보다 못한 목숨이지만 살아야 하기에
 

다시는 이생에 오지도 못할 것만 같고
 

가엾도록 살아온 너무나 맺히고 억울해서
그런 이유로 더더욱 악착같이 살아 있어야 하기에
질긴 목숨으로 차마 생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눈물과 섞인 라면국물을 온통 가슴 벌겋게 후벼 넣는 버릇이
최근에는 급하게 생겼다


주머니에 들어있는 낡은 천원짜리 장이
사람으로 태어난 몸을 이대로 이렇게 버리는구나


거리에 바람처럼 흘러가는 야윈 남자를 바라보며
느닷없이 나타난 굶주린 마리


쾡한 모습으로 낡은 구두를 핥는다


라면국물이 떨어진 구두를 광이 나도록
굶주린 마리가 핥는다


내가 흘린 눈물에 흐릿하게 가려진 굶주린 마리가

여태껏 독기 오른 감정까지 세차게 핥는다

 

*혹자는 시는 아름답고 밝아야 하며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고 하죠

맞는 의견입니다

그러나 맑고 밝으면 어둡고 모난 것도 있으니 사람살이 한가운데의 딜레마인 것입니다

시상은 어두움 속에 한 줄기 촛불 같은 끈끈한 작은 빛이라도 생성된다면
저의 시상을 위하여 펜촉을 빛내어 더욱 닦을 것입니다

 

그러나 위의 졸시는 몇 해전 겨울 출근길에 우연히 마주친 노숙자와의 일화를

그 당시에 집필한 것입니다

추운 겨울 어느날 그는 나의 소매를 가엾게 부여잡고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요구하는 건 담배였었지요
그리고 그의 팔에는 앙상하게 축 늘어진 개 한 마리가 있었구요
그에게 내가 가진 보잘것없는 적은 돈과 담배를 주었는데
며칠 뒤부터는 그와 간단한 대화정도는 자연스레 이루어졌지요
굶는 것이 일상화되어 컵 라면하나 소주 한 병으로 보통은 하루를 보낸답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배고프지 않다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천진난만하게 들려 주었구요


사연인즉 그는 작고 볼품없는 개와 비참하게 연명하고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노숙자와 개는 깊은 병을 가지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혀 바닥이 매우 발갛게 부어있었고 손을 떨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는 첫날 제가 건넨 담배와 라이터 그리고 천원짜리 두 장에
상당히 긴장한 듯 했습니다

솔직히 나는 그의 외형적인 몰골이 섬짓했지만
무엇인가 간절한듯하였고 순간적으로 스스럼없이 드렸지요

그리고 저는 딱 한마디를 하였습니다

항상 건강하시라구요

지금에 와서 만원 한 장 성큼 쥐어주지 못한 게 너무나 죄송스럽군요

매우 착한 사람 같았는데 그분의 운명치고는 참으로 안타까웠지만요

물론 우리나라에 사연 있는 사람이 이분 뿐이겠습니까마는

 

본론으로 가자면 구걸하는 자신도 수치심에 앞서
배고픔과 추위는 가희 살인적인 고통이라 합니다

개와 함께 부둥켜 안고 밤새 떨고 나면 따뜻한 라면국물이 생각나고
운 좋은 날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해장국 집에 얼쩡거려 보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돈이 있어도 주인들이 싫어한다네요

겨우내 씻지않았으니 냄새나고 그리고 무시당하고
계속 그리고 그리고 고개를 휘저으며 그는 불만투성이 였답니다

나는 계속 그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 주었지요

그런데 자신은 구걸을 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꼭 본답니다

점쟁이는 아니어도 눈빛으로 나름대로 측정을 해본 다네요


그러니까 구걸이 아닌 서로 마음의 진정한 교환이라 단정을 해두죠

이승에서 잠시 빌리는 것이랍니다

걸인은 하느님의 대사라고 하지요


저는 길에서 어느 목사님이 걸인의 손을 맞잡고
충실한 기도소리를 청명하게 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우연히 만난 그 노숙인은 그날 이후 출퇴근길에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너무나 궁금하였지만
나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담배 한 갑과 이천원에 그의 진심어린 호소가
지금까지 저의 작은 가슴을 너무나 아프게 합니다

그일 이후로부터 추운 겨울이 되면
야윈 개와 함께 떨고 있을 노숙인 아저씨가 문득 생각난답니다


어디에 계시더라도 항상 건강하시고
주위에 좋은 분의 은혜에 행복 되시길
아저씨를 위하여 진심으로 소중하게 기도 올리겠습니다

만약 다시 뵈온다면 따뜻한 해장국 배불리 모시고 싶군요

아마 아저씨와 저와 어떠한 인연이 있었겠지요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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