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소리
詩최마루
조막마한 피리를 쳐들고
즐거운 하루라 되뇌이던 어느 날
볼따귀가 터지도록 피리 귓구멍을 핥았지만
저녁내내 피리소리만 음침하다
순간 보름달을 등에 엎고 골목길을 들어서는 그림자 하나
어디에서 보았을까
우연히 마주한 나와 나
기쁜 하루의 기억을 정사각형으로 꼿꼿이 접어
이정표위로 모처럼 땐땐하게 자존심을 그리던 날
그날만은 분명 즐거운 하루였음을
굶직한 문신으로까지 각인하는 머리
서서히 잊혀지는 기억안에
생전 한번은 꺼내어 그려보리라
훗날
추억으로 다듬어지는
그저 평범한
“즐거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