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나라
詩 최 마루
새하얀 밤에 창백한 미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하이얀 옷
하얀 구두와 허연 가방을 지니고
일생동안 여리디여린 백색의 일상을
모진 인생의 무대로 옮겨왔더니
약간은 희끄무레한 어느 냉랭한 날
결백의 유언들이 차갑게 진동하더니
온 세상 순백의 이불같은 눈송이가
흰 마음으로 눈부시게 내리어 앉아서
파르르하니 백지장 새가 되더니
이내 하얗게만 사라져버리고
후에 어느 서먹서먹한 날에
붉은 태양이 방긋이 웃는 날이면
광대한 문명의 흔적들이
소리도 없이 희멀겋게 사라져간다
☆ 글쓴이 소개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님의 글입니다.<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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