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신상
祝詩 최 마루
귀하신 어머니의 72회 생신날입니다
아내의 찬란한 솜씨는 드디어 날개를 달았습니다
상석에 앉으신 노모께서도 매우 흡족해하십니다
식탁위엔 음식군단이 화려하게 화장을 하고는
단란한 가족들이 한술이라도 더하게끔
눈물겨운 정성이 유난히 돋보입니다
치아 때문에 차려진 순두부찌개가 소담스럽고
평소 즐기시든 콩비지찌개가 소탈합니다
찰밥 옆에는 한우육개장이 먹음직스러우며
구수한 청국장도 수수해보입니다
뜨끈한 뚝배기에는 육수에 잠긴 해물들이 누웠고
맛깔스러운 산적들은 유별나게 번들거립니다
무채나 우엉조림 콩나물무침은 아삭만 거리고
낙지볶음은 기가 막힐 정도로 쫀득합니다
순대모듬은 그럴싸하게 꽃들이 활짝 피었고
고등어자반에는 윤택한 기름이 철철 넘칩니다
갈비찜조차 더할 나위 없을 향기를 품고는
튼실한 나체를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옆으론 잘 익은 열무김치가 홀로 샐쭉합니다
오묘한 산채 나물들은 과히 환상적이며
참기름을 두른 오색잡채가 화려하게 단장을 하였고
시원한 감주조차 온통 포만감에 출렁입니다
중앙에는 뚱뚱한 조기도 즐거이 웃고 있네요
붉으스럼한 김치는 새색시마냥 수줍게 돌아 앉아
근사한 동치미와 마주해있습니다
이웃으로는 우아하게 삶힌 삼계탕이 멋져 보입니다
어라! 바다에서 싱싱한 손님들도 잔뜩 오셨군요
신선한 굴에
해삼 오징어 소라 문어 왕새우 손바닥만 한 게까지
모두가 용궁의 예절인양 얌전히 앉아있습니다
다시마와 홍합이 어우러진 맑은 탕도 이색적이군요
두부찌개도 일품이고 버섯찌개의 맛은 일미이며
매콤한 철판볶음은 가히 예술입니다
참! 듬직하게 굽혀있는 만두와 삶은 계란 땅콩을
깜빡 잊을 뻔 했군요
밥상 밑으로는 갖가지 과일들이 잔뜩 열려있습니다
모친 덕분에 풍성한 식탁을 덩달아 받아보니
무엇보다 새삼 고마운 것은
세상에 이만한 처의 성의가 또 어디에 있을까요
저도 용채와 함께 축시를 정성껏 올려야겠습니다
해마다 이렇게 고마운 날이
일 년에 단 한번 밖에 없음이 섭섭은 하지만요
오늘은 어머니와 부인에게
감사의 입맞춤을 지성으로 해주어야겠습니다
☆ 글쓴이 소개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님의 글입니다.<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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