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움
詩최마루
늦은 저녁새
창문을 심하게 닥달하는 바람이
황폐해진 밤을 더욱 거만스레 추켜세워
어슬픈 공포까지 슬쩍 몰고와
나를 깨워 황당케 하는데
땅속깊이 숨어있던 콩알같은 자존심하나
바람아! 너 그만 좀 까불어
내일아침이면 사라질 몸뚱아리로
가끔씩 반갑지도 않게 찾아와서 까불거릴 때면
그냥은 혼내주고 싶어
제대로 된 몸 하나 없으면서
어쩌다 만들어진 순간적인 힘만 믿고
글쎄다
따가운 여름에 나타나면 고맙기나 하지
생각없는 걸보니 아직 철이 안들었네
온 동네 돌아다닐 때는 바람아!
눈치봐가며 시비나 걸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