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의 희망
詩 최 마루
만약
이 세상에 유리가 없다면 고귀한 숫자마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때 상상의 그 무엇들조차 희미하다면
세상에서 가장 하얀 여백위로 무슨 꿈들이 파편처럼 녹아있을까!
더러
꿈에서 깨어나면 덧없이 달려가는 세월 신명나게 오는 바람사이
그리고
흔들리는 역설법과 달려올 과장법에 의미의 껍질을 벗길 즈음
한 무리의 새들이 가지런한 바위 곁에서 세상을 두루 살피다가
한 떨기에 흩날리는 홀씨들을 거침없이 쪼아서 냉큼 삼켜버리다
돌연
흑막의 과거로 돌아가는 기억처럼 표정도 없이 은유로 마주할 때
변색된 흙과 탈색된 미소에 희비가 엇갈린 그리움을 반기다가
무형의 기억으로 남아가는 환상에 감탄사로 주눅이 들고야 말다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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