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속마음

바람의 속마음

                              詩 최 마루

바람은 언제나 섬세하게 생각합니다

바람은 늘 외롭고 쓸쓸해하며 고독합니다

바람은 유무형의 진리를 약속하지도 않았습니다

바람은 추억을 삼켰어도 내뱉지도 않았습니다

바람은 언제부터인가 시련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바람은 때로 아늑함과 설레임의 음률을 가졌습니다

바람의 노래는 온 계절의 자락을 새로이 단장합니다

바람의 영혼은 갈구와 갈등을 삽시간에 체포해버립니다

바람은 속앓이조차 냉랭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바람은 만물의 표정을 자유자재로 표현합니다

여느 이치에서

세상의 여유로움에 간간이 혼돈된 바람이었기에

늘 폭풍같은 이름들을 지우지 못하여

물컹한 바람으로만 영원히 존재해갑니다

바람은 의미의 형상으로 살아있지만 죽지도 않았습니다

바람은 엄중한 복종도 요구하지 않았고

그럴싸한 신분에 마냥 치우치지도 않았습니다

바람은 침묵을 사랑하지만 화를 내면 거침이 없습니다

간간이 신성의 바람은 예로부터 공경의 대상인즉

새로이 불어올 신바람을 다시 한 번 믿어만 봅니다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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