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친눈
詩 최 마루
입맛을 무겁게 잃어버린 시간
우연히 동료가 들고 온 전단지에
미각을 확 당기는 향기로움이
콧 끝에서 잔잔하게 멈출 즈음
놀란 위장이 벌떡 일어서오니
대체 이 무슨 해괴한 조화이던가!
순간 슬쩍 광고를 곁눈질해보니
아!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도는데
두툼한 떡갈비를 먹을까!
얼큰한 육개장을 맛볼까!
아니면 오삼불고기를 즐겨볼까!
오호!
김치라이스에 제 맛의 프라이와
잘 볶은 카레와 자장과 각종 스프들과
오호호! 매콤 통통한 낙지까지
어허라!
모듬회를 보는 순간은 황홀만 하온데
얼얼한 매운탕이 혀끝을 죽이려드는구나!
거기다가 와아하!
수제비 칼국수 순대국 돼지국밥도
오리불고기와 불닭까지 환장질을 돋우는데
소담하니 한 곁으로
참치 소시지 치킨 각종 해물 고등어자반
오징어무침 불고기 돼지찜 갈비 돈까스
새우탕 어묵탕 알곤탕 만둣국 각종 튀김 등
어찌 입으로 아니 먹어도
찰나에 눈으로만 가득이 채워버렸으니
미련한 배고픔에 덩달아 식욕이 솟음인즉
아아!
이거야 참말로
식탐의 얄미운 기운에 야단이 나버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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