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의 지느러미
詩 최 마루
어느 황량한 겨울 늦은 저녁
병원의 창밖을 나직이 바라보다가
안온한 주택과 상가들을 건네 보니
다른 세상같은 미묘한 감정들이
안개마냥 뭉클하게만 피어오르다
이곳엔
환자의 체액이 스물거리는 향기가
자리 잡은 지 오래 이고
옅은 피 내음에
표정조차 잃은 미소가 애달플 뿐
오로지
병색만이 오가는 분주한 복도에는
링거액이 눈물처럼 똑똑 떨어지고
꽃잎같은 간호사의 봉긋한 손길마다
꺼져가는 생명을 애닳도록 쓰다듬다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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