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
詩 최 마루
이생의 대지위로 분홍빛 감흥들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눈부시던 날!
아아! 고매한 나의 우아한 심경을
하늘 가까이 유적처럼 펼치어둘 때
단아하게 핥아만 가는 바람 한 자락이
풍만한 세월의 씨앗으로 싹을 틔워서
거대한 그리움으로 색칠해놓곤 했다
한땐
청명한 귓속으로 잠시간 방문했다가
난파해버린 환청을 징소리마냥 울리곤
대범하게도 탕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내
슬픈 손수건이 간헐적으로 움직이고
인생은 미완의 거품임을 깨달을 즈음
검은 제복에 한껏 가려진 헛된 상념을
마치 먼지처럼 털어내려 할 때마다
유형의 혓바닥엔 꽃물만이 재잘거릴 뿐
순간
여느 세가마다 벽속의 거뭇한 의복들은
이미 붉은 곰팡이로 물들여만 있었다
* 봉인(封印) : 밀봉한 자리에 도장을 찍음을 뜻함
* 세가(勢家) : 권세 있는 집안을 말함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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