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증상
詩 최마루
미로같은 애증의 세사에서 설핏 방심하는 순간
허영은 우리의 마음을 야릇하게 성형해버립니다
풍선을 탄 그을음처럼 스스로를 잃게만 해버리지요
아주 드물게는 가시같은 자존감을 망각케 하여
귀한 감성을 두드러지도록 손상케 합니다
더욱이 어느 순간 자만과 과시로 욕망의 편에서
한때 우아했던 자신을 허세에 짓눌려 살게 하지요
재차 미혹한 속계에서 안타까운 까닭을 펼쳐놓자면
현실의 벽에 부딪혀버린 허풍같은 흑빛바람 하나가
고운 심성을 삭이더니 겉치장의 모양을 흠모케 하여
결국
허언으로 변이된 채 허구의 세상에 빠져 죽게합니다
실로 황망한 이승의 그늘아래 재삼 언급하자면
이기주의의 가면을 씌워서 방자한 괴물로 만들겠지요
자부심도 긍정적 소양도 실속조차 없는 그것들에겐
그저 공상에 가려진 기이한 사치일 뿐입니다
이로써
방황하는 우리를 반듯이 올려 담대하게 세울 것인즉
웅대한 이의 정체성은 각자의 명쾌한 인생의 길목에서
부디
찬란한 주인공임을 절대 망각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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