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시인 최마루의 동향 사진 및 세미나

<20편의 사진안에 내 마음>최마루 시인의 애틋한 그리움이 투영된 흑백사진

시인 文明 최마루 2010. 1. 3. 03:55

 

*문단에서 너무나 과한상을 받게 되어

 최마루의 기억에 꽃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조국 대한민국의 한글을 보석으로 알고

 제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충심의 언어로 노래할 것입니다

 나의 굳은 맹세의 언어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투명한 지조입니다

 

 

 *조지훈문학상 대상수상

 

*서울영풍문고에서 <박요한총장님과 함께>

 사) 녹색문단주최 대한민국100인 녹색지도자상 대상수상

 사) 녹색문단주최 2009년 대한민국 베스트 작가상 수상

 

 

*어느덧 세월이 잠시 넋 놓고 있을 때

 눈처럼 하얀 머리 쓸어가며

 마지막 거문고 음률을 다듬고 있을 마루의 마지막 처소일 듯

 <군불을 지피며 추억 속에

  나 홀로 짧은 인생의 영화를 소담하게 제작하겠지>

 아! 그리고 지붕 위로는 영근 박들도 듬뿍 키워야지

 

 

*예쁜 꽃 바라보다가 한적한 세월 너머 가는 줄 몰랐네

 망막에 핀 예쁜 꽃

 나의 투명한 기억 안으로 살며시 들어와 새가 되어 날아가네

 

 

 *단단한 나무라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덤비다가 까칠한 비늘이 다 벗겨졌네

  하물며 인생사 고난 그리 만만치는 않을 터

  계절 따라 평온히 흘러가는 구름

  나는 가벼움의 그것이 너무나 부럽네

 

 

*차창 밖으로 모처럼 시사냥을 만끽하는데

 신문명과는 온통 다른 머리 안의 혼돈

 엄격한 시간은 지하실에서나 옥상에서나 똑같은데

 맞았어!

 시어는 머리가 아니라

 뜨거운 가슴 안에 살아있음을 또 한번 느끼는 날!

 

 

*못 안에 작은 무인도 같은 섬

 나는

 저 안에서 원시인이 되고 싶다

 

 

*글만 쓰다가 어느 날 나는 제대로 미쳐있었다

 땅이 울렁거려 바다가 너무나 그리웠다

 무작정 달려간 바다! 바다!

 우리에게 태생의 비밀은

 어머니의 성서러운 배에서부터 귀한 생명을 받았고

 본능으로 문득 바다에 빠지고 싶었던 게다

 순간

 고향에 찾아온 것처럼 갈매기와 한참을 울었다

 내 영혼은 한참 동안이나 파도의 침묵에서 매우 괴로와했다

 온종일을 굶었고

 마음 안에 주석 같은 이끼들을 밤바다에 씻어 내렸다

 소주 세 병을 쥐고 그날 밤 제대로 미쳐보았다

 다음날 아침 내 입술은 두툼한 조개껍데기에 제대로 물려있었다

 

 

 

*무작정 버스여행을 했다

 무조건 먼저 오는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삶의 종점까지 오가는 어설픈 여행

 종점의 끝은 항상 교외이므로 매우 한적하여 새로웠다

 근데 종점에서 나처럼 약간 맛이 간 벗을 만났고

 돌아오는 길에 배가 무척 고팠다

 무작정 버스에서 내려 먹는 음식

 이럴 때는 차나 사람이나 배를 채워야 한다는 것에 대하여 불만이다

 그것도 사람은 하루에 세 번씩이나 주유를 해야 하니

 대단히 불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먹어보니

 혓바닥의 미뢰가 불난듯이 춤을 추고 위장도 덩달아 신이 났다

 참 고약한 일상이다

 제대로 된 버스여행은 며칠 뒤에 미루기로 했다

 그땐 간단히 김밥 한 줄로 해결해야지

 

 

 

*시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언어는 문법의 역학적 구조에 조립되어있다

 나는 제대로 활용되어질 나사 같은 언어들을

 암수나사로 구분하여

 한글을 더욱 튼실하게 구성하여야 할 사명감을 인식하고 있다

 세상 누구의 주문도 아니고 천명이 내린 시인의 길을

 그저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머리는 원시적으로 길었고 수염은 매일 멋쩍게 자랐다

 항상 나를 멀리서 응원해준 문인 친구가 있어 밥을 사줘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괜찮은 식당에서 돼지국밥을 대접했다

 나는 고기는 즐기지 않는 편이다

 가끔 고기국은 먹지만 굽거나 생고기를 먹으면 배탈이 나면서 온몸이 아프다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술은 자주하지 않지만 의외로 국물 맛이 좋아 둘이서 국물로 소주 6병을 먹었다

 안주는 개똥 같은 시어들로 부풀려서 비게도 만들고 살코기도 만들었지만

 매우 유채로운 하루였다

 친구에게 대접이 시원찮아 미안했지만 친구는 매우 만족해하였다

 그래 친구야!

 삶이란 게 아침 점심 저녁 매일이 색다른 장편소설이지

 그러나 우리는 시안에서 살지 않는가!

 아니 그런가!

 저 녀석이나 나나 참 시대의 괴물인 것 같다

 

 

 

 *오솔시 낭송중이었는데

  그 놈의 감기가 반갑지 않게 찾아와서 랩송이 되어버렸다

  마이크는 왜 그렇게 성능이 좋은지

  목안에 걸린 꺽꺽한 목소리도

  아낌없이 생방송을 해버리니 끝날 때까지 땀만 계속 흘렀다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근래 몇 년간 먹는 게 부실해서인지 몸이 예전 같지않다

  얼마 전에는 어금니도 하나 내려앉았다

 

 

 *무작정 여행을 했다

  대구 근처 어느 강이었는데 물고기가 제법 많았다

  한참이나 걸으며 많은 생각이 스쳤다

  인적이 드물어 운치도 있었으나 괘괘했다

  인도에 의미있는 강물처럼

  숭고한 철학의 의미가 부산히 마음의 끝자락을 놓아주지 않았다

  해 저물듯한 오후 외로워서 맥주 두 캔을 마셨다

  하늘조차 고요로운 날인만큼 매우 따분한 하루였다

  단어 몇 개만 머리카락에 달랑 걸친 채로 돌아왔다

 

 

 *몇 달 전 고즈넉한 하루

  산사에 해맑은 표정의 행랑객들이 단풍잎 같았다

  동화사엔 정말 오랜만에 귀한 뜻을 구하러 산을 올랐다

  좋은 글 안으로 귀여운 아이들로 채웠다

  자손만대약사여래불

 

 

*망우당 공원에서

 임진왜란의 아우성이 내 가슴을 아리게 했다

 억울한 혼령들이 안타까웠고 조국의 땅에 더러운 발들이 미웠다

 그리고 내 조국의 역사 한 켠이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얼마지 않아 36년간의 고통이 또 있었으니

 도대체

 권력을 가진 자의 바른 정치와 높은 안목이 왜 바로 서지 않는 것일까!

 항상 백성을 위한다는 말을 버릇처럼 하지만

 백성의 근심과 국가안보의 근원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그에 미칠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치단결해야 할 것이다

 마루가 태어난 조국 한반도에 두 번 다시는

 이러한 국치가 다시는 발발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죽을 각오로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생각하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볼이 통통한 귀여운 애기

 눈과 피부는 유리알처럼 정갈하고 입술의 선은 꽃잎 같다

 아! 정말이지 아름다운 예술의 극치이다

 너무나 예쁜 대한민국의 어린이다

 

 

*세미나에 참석하여 주제발표를 했던 게 기억난다

 많은 분들과 공감했지만

 모두가 좋은 마음 향상된 의식이 너무나 좋았던 기억이 향기로웠다

 불편한 사회적인 문제는 발견하여 고치고 새롭게 연구하여 개발하면

 더욱 좋은 사회의 모체가 되어

 곧 선진화가 보다 앞당겨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091229 초저녁

 서울역사박물관 조지훈문학상을 수상한 후 뒤 돌아선 "풍광"

 마루의 가슴 안에 아마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나만의 추억은 아닐 것이다

현역으로 군생활의 엄청나고 지독한 기억들이

아직까지 꿈속에서 으르렁거린다

날랜 허리에 찬 대검과 실탄을 매만지며 군복의 옷깃을 세웠다

철모에는 사철나무가 우람했고 얼굴은 검은 위장막을 굳세게 한 채로

지뢰를 피해가며 수색과 매복을 강도있게 수행하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훈련중에 포병군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 질곡의 땅에서는 점차 뼈속까지 군인이어야만 했다

생존과 평화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영혼까지 충성을 해야 했고 그것만이 군인의 사명이었다

 

특히 저녁 점호는 엄중했었고

칼 같은 겨울추위가 허약한 심사를 매정하게 후려쳤다

휴전선의 여름은 장관이었고 적막함은 사람의 심정을 죽여나갔다

문득 첫사랑을 생각하며 철책을 기대이다가

오직 나 혼자의 고독은 무섭게 시작되었다

그럴때면 천둥 같은 굉장한 포성이 내장까지 뒤집어 놓았다

그땐 정말 몸 자체가 병기인 나는 절도있는 군인이었다

 

- 군생활의 염문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