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내 영혼의 쉼터

걸인의 표음

시인 文明 최마루 2010. 11. 28. 23:55

걸인의 표음

 

                   최마루

 

누군가 내 후줄근한 등 뒤에서

비약적인 언어를 무겁게 들고 와서는

나의 작은 귀에 파열음을 뒤밀어 버렸습니다

 

아찌 아찌 내일 우리 아버지 장가간다 해해해

 

어림짐작컨대

오십이 넘어 보이는 아저씨의 몰골은 황태같은 노숙인 이었지요

 

뒤를 다시 돌아보자

우리 엄마는 어릴 때 나버리고 벌써 시집갔어

그날 나는 많이 울었지

근데 아버지가 매일 매일 엄마를 때렸어

엄마는 절룩거리다가 비 오는 날 멀리 시집갔다 해해해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얼이 빠진 나는

묘한 표정을 그에게 던져주었습니다

 

가만 보니

그는 앞니 두 개가 보이지 않았고

이빨이 빠진 사이로 푸념의 새가 흉상의 감각으로

내 눈에 서러운 물처럼 비치며 사라졌습니다

그에게 가슴깊이 맺힌 외로움의 꽃들이

너무나 고독하게 시들어

내 마음의 화분에 안착되는 순간

나는 그 자리에서 그 사연을 끌어안고

그만 슬피 울고야 말았습니다

 

저 사람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으면

아무개에게 저토록 피맺힌 소리를 뺃어내는 것일까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을 버린 세상에서

이토록 아름답게 웃고 있는 아저씨

그는 분명 정신이상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곤 바람처럼 사라졌지요

 

세월이 영상처럼 흐른 뒤

부정은 가고 긍정이 태양과 함께 함빡 웃고 있는 게

삶의 위대한 명제임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해해해 아저씨가 가르쳐 준 생사 방정식의 해법이

때로는 약이 될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오나

눈물과 기쁨은 삶의 공식 안에서는 대조적일 뿐 이지요

 

비슷하게 표현하자면

흔들리는 땅 위로 새는 앉지도 머물지도 않는 것과 같으니!

묵언이 때로 침묵과 같은 것 인가요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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