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화답
詩최마루
우주에서 통지문이 왔어요
신실한 대의를 가져 생사의 줄거리를 진중하게 정렬하라네요
겸손하게 살면서 인생에 아름다운 미니음악회도 연출하라는군요
감동의 요점은 열심히 살아가는 이의 멋진 모습이 아닐까요
문득 그림 한 장에 지금은 초라한 백 년 전의 실상을 힐끗 보았습니다
짓궂은 친구 하나가 짐승의 삶은 뼈로 북극성의 점괘를 내어보고
특별이 새로운 단어가 없어서 벙어리가 되어 버렸어요
덩달아 시로 읊은 노래 한 음절에 덜렁거리는 동사 한 놈이 엄청 미웁네요
한때는 멋진 조각들을 십이 간지에 맞추고
명함에 적힌 소설을 단아하게 읽어 보았습니다
불탄 내음이 확 밀려오네요
내가 백오십 살 되는 해에는
천칭의 평형과 원자번호는 변할 것이라는 말을 미리 해둡니다
잠깐이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삶의 농도는 신비롭게 조절되어
그때도 약한 불에 바들바들 떨고 있을 오징어 한 마리가 생의 서막을 귀엽게 노래하겠죠
여러분들 무슨 말이든 지금 당장 미리 말씀 좀 해주시겠어요
그리하면
그대들의 중후한 음성들은 우주에 알맞은 주파수로 풍부한 화답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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