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詩최마루
나무껍질을 으깨어 사색의 즙을 짜낸다
영롱한 한방울의 상큼한 희망의 물
꼭은 내 눈물과 같다
버릇처럼 나무의 과묵한 가르침을 때때로 물어보고
나는 나의 참된 진실들을 풀어놓고 재정렬을 심각하게 정리 해본다
사람이란 게 원래부터 숙명으로 되돌아와
침묵하는 건 나무와 같음이니
낙엽으로 뒹굴만큼 용감했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지금
그리고
나무껍질처럼 단련된 짧은 세월이 지날 즈음
나는 나의 성숙어린 영혼으로 성큼 되돌아와
나무기둥 위에 이불처럼 포근하게 끌어안고
평생을 그렇게만 서있고 싶어지는데
평생을 그렇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