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아! 나의 영원한 사랑이어라

성근이

시인 文明 최마루 2013. 5. 16. 01:37

성근이


                        詩 최마루


내가 아는 이 친구는 참으로 착하고 순수 했어

어렸을 때는 큰 눈이 둥글어서 친구들도 많았지

입맛이 짧은 편이라 많이도 야위었어

아마 편식대장이었을 거야

술을 무척 좋아했던 아버지를 마냥 싫어했지

지금은 아버지보다 그가 더더욱 즐기지만

무례한 현실에 맞서다보니

가만히 있어도 옆에서 부딪혀 오는 게 많다더군

자족하고 살아도 그 속인들 편하겠어

나이가 들어가도 마음은 늘 소년이고 싶어 했지

예쁜 아내에게 장가들어 붕어빵 둘을 만들어 놓았더군

몇 해 전 직장을 잃고는 소주병을 많이도 빨았지

하기야 먹고 사는 게 혼자만의 일이냐구

한 세상 성기게 살다가 푹신하게 잘 가면 되지


오늘은 날씨가 빼어나게 좋군

창문너머에 산세도 수려하니 미끈만 하구

사는 게 뭐 별거야 있겠어

이래저래 마음 맞추어 살다가 시계바늘 부러지는 날이면

미련없이 숟가락 탁 놓으면 되지

여생에 염려없이 사는 게 좋으련만

재미있을 생애에 국어사전이나 한동안 뒤지다가

이색적인 낱말 꼼꼼히 골라 습작의 좌판에 깔아놓고

아름다운 시어와 흥정이라도 하다가

낡은 원고지에 덜커덩 붙여 버리지

그만의 특별한 취미라 그러다 지치면 몸 뉘우면 되구

회상을 재현해보면 그래도 어릴 때가 너무 좋았어

이제는 이미 많은 걸 보고 듣고 알아버렸어

세월의 무게에 농익은 뼈는 심히 검게만 물들고 있어

하얀 머리카락이 지난 세월을 알려 주더군

고약한 심사에 잿빛 추억이 구름처럼 몰려오니

이만 펜을 잠시 접기로 하지



* 자족(自足) : 스스로가 넉넉함을 느낌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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