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인생
詩최마루
청명하고 풍요로운 푸르른 시대
지성의 지붕이 살아있는 뾰족한 언덕 위
낡은 긴 의자 하나 질척이 퍼질러 있고
여태껏 굴곡 많은 기억들과 걸어온
생의 여정만큼 무거운 자세
힘겹게도 이끌고 온 외로 된 상처의 몸
서늘히 부는 바람따라 춤추는 인생되어
긴 의자에 파삭하게 뉘웠다
그간 모로 누운 인생을 건네다 보며
짧게나마 후회도 하고 가치 없이 흘겨보는데
하늘 꽃, 바다자리 가슴가슴 떨리도록 수 없이 헤가며
이것이 춤추는 인생의 발로였음을 이제서야 깨달은 후
타인들과 교류하는 심난한 과거사의 추억처럼
생의 이유 있는 반항에 가벼운 홀씨로 번져
그렇게 저렇게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게
생의 변화속으로 조금씩 닮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무심한 한마디의 말에도 음과 양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하얀 사람들에게 이미 또 다른 후회가 떨고 있었을 텐데
이것은 분명 죄의 시초였음이다
또 하나는
사람들이 만든 엽기적 형식의 삶들
그마저 하나같이 고르지 못하여
무질서하게 도열한 계좌번호만큼
생에 있어 속절없는 무형의 춤들 역시
형식에 불과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고도
조용하게 넘어가는 익명의 단조로운 시간
초침이 무겁게 넘어가는 비명소리에
산듯하게 고막은 제 기능을 벌써 잃었고
겨우 한숨으로 날리는 가볍디가벼운 인생의 경음악을 찬미해 볼 테다
찰나로 살아온 실로 만만찮은 두께만큼의 실수와 회한이
역한 삶 속에 무거운 폐지로 쌓인 지금
기상예보에도 없었던 갸느린 빗줄기하나 창 너머 빼곳이 교감하고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한 방울 액체만큼 순수하지도 못하거늘
생각이 많은 하루안의 오늘
어깨너머로 세월의 뒤섞인 소음만큼
시대를 함께 살아온 낡은 긴 의자와 깊은 고뇌는
생에 그저 타협조차 없이
인고의 춤을 추며 조용히 사라진다
<바람부는 날
낙엽은 인사없이 서둘러 떠나고
덩그러이
퍼질러 있는 고독이 절제된
긴 의자 위의 고요로운
시대의 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