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직의 書
詩 최 마루
언제부턴가 노련한 세월들은
성숙한 연상을 정히 원치 않았고
꾸밈없이 한 생애를 채색해버렸다
예시로
간결한 이 생은 낮이면 곧 밤이었고
봄부터 겨울까지 흐름의 순간마다
삶에 빛나는 세포들은 시들해졌으니
나조차도 모르게 닳아만 져버렸다
문득 희뿌옇게 지나는 느낌 하나에
결국은 고혹한 생의 마지막에서야
운 좋이 홀인원이 되어버린 생애가
바로 안분일지도 모를 정도임을
마땅히 지긋하게 눈치 채어만 가다
꼭 이렇게 경직되어버린 나날은
분홍빛 풍경들로 빚어진 날개마냥
온 하루를 가슴깊이로 새길 수밖엔
사리 앞에서도 크게 별도리가 없었다
* 곡직(曲直) : 굽음과 곧음의 뜻 사리의 옳고 그름을 나타냄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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