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
詩 최 마루
석양이 보석처럼 펼쳐진 어느 어느 미묘한 날
오동통한 쥐새끼가
식사를 한창 즐기는 소 여물통에 홀라당 빠지니
우연히 이를 지켜보던 호랑이가 본능으로 덮치려 하자
지난 폭우 때 소에게 미미한 은혜를 입은 토끼가
성급한 호랑이를 제지하기를
용맹한 용이 그대와 승부를 나누자고 하더라 하니
뱀이 촐랑이며 기어 나와 내가 용이라고 부르짖었다
말이 히힝 웃으며 호랭이나 용 따위는 상대가 되지 않거늘
여직 풍문이 돌지 않아 몰라겠지만 내 어깨에 날개를 펼쳐
세상을 호령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장담을 하니
양이 내 우아한 털로 온 세상을 가릴 수도 있다 라고 하자
원숭이가 신이한 재롱을 부리며 온갖 것들이 날뛰는 세상이
참으로 가소롭다 라고 비아냥거리며 정신없이 흥청망청이다
곧이어 닭이 걸쭉하게 홰를 치며 늠름하게 곡하기를
새벽은 항상 내 소유이며 온천지를 일깨운다 라고 주장하자
개가 밤손님은 물론이고 인간의 음식을 다정하게 공유하는
귀한 동물은 오로지 자신뿐이라고 자랑질을 해대이니
한참을 귀동냥하던 돼지가 대뜸 멱따는 소릴 내지르며
내 넘치는 살은 먹겠다고 죽을힘을 다해 달려드는 것들이
대부분 인간들뿐이라고 통곡하더라!
* 십이지(十二支) : 열두 개의 지지(地支)로 곧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를 뜻함
☆ 글쓴이 소개 ☆
*대한민국 시인 文名 최마루님의 글입니다.<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주의*주의!!동의 없이 무단전재, 표절 및 재배포, 복사등 절대금지>
choe33281004@nate.com *시인 최마루의 분홍빛 문학정원에서
언제나 이채로운 나날처럼 여러분에게 즐거운 행복만을 고대합니다.
인터넷 사이트에 최마루 시인의 단아한 음률들과 함께 어울리시어
세상에서 가장 평온하게 여러분의 고혹한 감성들 마음껏 열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