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의 향유
詩최마루
밤이 되면 사라지는 명석한 원자번호
해 뜨면 나타나는 억센 생명력
매일같이 기울어지는 산맥을 무의식으로 노려볼 수밖에
나침반마저 허둥대는 시각
이런 날은 손톱을 두껍게 자르고
맛나게 볶아진 춘장을 머리에 뒤집어 쓴 후
긴 이름하나를 절실히 불러본다
나의 생에 끈적한 기름은 촘촘한 체에 받혀서
마요네즈를 바른 쫀득한 노래로 위로해주세요
늘 먹어도 쌉싸름한 입맛
사포닌이 가득한 산나물을 쪼물 쪼물 무쳐
오랜 세월 물기는 쏙 빼고
짧게 앓아온 정신병이래도 쾌유를 빕니다
그러고 보니
나 방금 새벽에 출소했거든요
뭉글뭉글한 순두부에 콩나물 몇 개 던져 넣고 함뿍 끓여 주실래요
국물은 미끌한 식용유로 원합니다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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