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
詩최마루
나로 말할 것 같으면 21세기 고물로 태어나
돌처럼 쌓인 감정들을 늘씬하게 구워 먹고
맑은 태양을 수시로 미워하며 살아왔소이다
계절마다 피는 꽃들은
언제나 나에겐 이타적인 친구였지요
비록
내 생긴 것조차 따지질 않는다면
나의 고약한 성미부터 슬쩍 꺼집어 내보이겠소이다
여태 반듯한 건 없었지만
차가운 냉질의 습한 본능과
미동에도 꿈쩍이지 않는 뚝심을 자랑으로 여기고
음산한 달빛이 피는 날에만
내 삶을 은근히 즐거워 했소이다
딱히 이유라면 본질이 음이요
뱀처럼 냉한 미소를 어쩌면 짝사랑했는지도 모르오
다만
오래전 특별한 날
외로운 글자하나 먹다가 체했다는 것 밖에는
나무껍질마냥 달구어진 모음하나가
아직껏
삐쩍 마른 가지처럼 제 짝을 찾지 못한 것 같구료
그래서 말인데
어디 심심한 자음 있거들랑
나와 신성하게 접 한판 붙읍시다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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