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의 유서
詩최마루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술주정뱅이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지독한 가난의 낙인으로
나에겐 백일사진도 돌사진도 없답니다
무서운 세상에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살기로 했지요
온 세상은 아름답게 반짝이는데
적막한 고요와 고독은 간절한 내 삶의 친구였습니다
온밤을 하얗게 지새운 어느 날
나는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되어있었습니다
훗날
만약 내가
쓸쓸히 죽어있거든 나의 영혼에게 울지는 말아주세요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영면했던 새처럼
그렇게 조용히 이승을 떠날겁니다
처음부터 오지 말아야했던 질퍽한 삶이었거늘
지치도록 살다가 떠나는 가벼운 행복도 잠시
이렇게 숨가쁘게 떠나는 날을 바늘처럼 세워보니
참으로 가여운 인생이 끝없이 허무할 뿐입니다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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