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흔적을 그리는 신발
詩최마루
세상으로 태어난 지 얼마지 않아 밤톨만한 발에 앙증맞은 신발을 내 어머니는 무척 귀여워했을 거예요
몇 년 후 처음으로 세상의 옷을 입고 울퉁불퉁한 길을 아장아장 걸으며 빛바랜 신발로 형형색색의 세상을 감지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사람들에겐 아스럼한 기억들로 바람처럼 지나온 흔적의 뒤에 남아서 과거를 지독스레 사랑하게 합니다
그중에 가장 행복하게 남은 추억 하나가 오늘을 제대로 기쁘게 합니다
하지만 흐른 세월만큼 찍어둔 발자욱들이 어느 상표에 몇 미리미터짜리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난감하군요
그간 숱한 역동적인 삶으로 비바람 세찬만큼 달려도 가고 거센 파도처럼 밀려오는 피곤에 지쳐 잠시 벗어둔 낡은 신발을 한동안 바라보았습니다
뒷굽은 늘상 오토바이처럼 기울어져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걸어야 한다면 어쩌면 신발이 우리의 삶에는 피부같은 동반자가 아닐까요
곧 신발이 길이며 그 길을 따르는 여정이 우리의 삶에 알맞는 신발이겠지요
혹여 누군가는 어머니와 처음 만나던 날처럼 맨발이 무척이나 그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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