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내 영혼의 쉼터

죄송했어요

시인 文明 최마루 2012. 8. 26. 03:44

죄송했어요


                                   詩 최 마루


초등학교 일학년 때 이혼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니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아내가 아니라 세상에서 처음 이성으로 인연되어

내 옆에 매일 앉아주던 귀여운 짝궁이었지요

 

예뻤습니다

머리에는 항상 그녀를 닮은 꽃들이 뭉게 피어있었고

원피스 투피스가 늘 수려했습니다

이쁜건 두루 가진 여자애다보니 샘이 나더군요

어느 날부터 나도 모르게

책상에 금을 그어 놓고 그녀를 괴롭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좀 심했던 것 같아요

얼마 지나니 예쁜이 어머니께서 학교로 오셔서

이쁜이와 친하게 지내라며 다독였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더욱 심하게 그녀를 괴롭혔지요

 

그렇게

큰해는 저물어 이학년이 되고 삼학년 즈음 되자

지나친 행동들이 슬쩍 미안했습니다

사과를 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질 않더군요

그런데 그 소녀는 등하교 길에 우연히 지나쳐도

전혀 아는 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니

어슬펐던 제가

얼마나 미웠으면 저러나 싶어 마음이 아프더군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예쁘지는 걸 보고

내심 속이 탔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어요

먼발치에서 그녀의 뒷모습만 보다가

혼자 많이도 힘들어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벌써 사십년이 다되어 갑니다만

오늘따라 그녀 생각이 문득 떠오릅니다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미안했다 라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죄송한 마음과 함께 따뜻한 식사라도

꼭 한번 대접하고 싶습니다

 

어릴 때는 왜 그렇게 철이 없었는지

착한 짝궁을 생각하면 내가 한없이 미워집니다

그녀에게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도하자면

매일마다 행복이 그녀에게만 이채로웠으면

정말이지 너무나 좋겠습니다


귀여운 소녀 유진님에게 장난꾸러기가

진심으로 부끄럽고 죄송했던 마음을

은백색의 고운 바람에 실어 고이만 보냅니다



* 1975년 대한민국 대구 대명초등학교 일학년 육반

  당시 시인 최마루의 고운 짝궁 *유진님께

  이제서야 부끄러운 마음을 진심으로 전해봅니다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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