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詩 최 마루
시계바늘은 오누이 같다가도
때로는 다정다감한 부부처럼
매 시각마다 한 번씩 포옹을 하고는
유순한 세월들을 친근하게 앞세워
영원한 사랑을 찾아 떠나갑니다
허나
초침은 제 혼자서도 어찌나 바쁜지
매분 매분마다
엄마 아빠에게 서둘러 인사를 하고는
촐랑촐랑 줄행랑을 쳐버리지요
단출한 세 식구에게 풍성한 살림살이는
자로 잰 듯한 열두 그루의 나무 사이에
엇비슷한 열두 개의 살가운 그림자가
농염한 밤을 살풋이 기다립니다
이렇듯
늘 시계는 바쁜데 세월만은 청솔처럼
아담하게도 지극히 여유로울 뿐입니다
* 농염(濃艶) : 화사하리만큼 무르익은 아름다움
☆ 글쓴이 소개 ☆
*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 마루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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