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국
詩 최 마루
문어의 여유로운 몸뚱이가 나를 희미하게 노려보아도
어머니의 향기가 서린 국물의 혼을 한달음에 베어 물다
사랑이 처량하게 메말라가던 어느 저녁의 노련한 시점엔들
내 물망초같은 쾡한 눈동자가 국물 속에 서럽게 녹아있었다
때때로 차가운 냉기조차 녹이 검게 일어난 숟가락 가차이
섬뜩하게 달려들어도 가슴을 움츠린 채로 들이켜야 했다
잠시나마 시간을 잊고 살아온 화려한 어느 젊은 날부터
뭉티기 하나를 내려놓고는 목숨처럼 또 벌컥 마셔야 했을 때
희멀건 새벽의 얼굴이 희석되어 수도승처럼 멋쩍게 뵈이다
☆ 글쓴이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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