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그대 위한 애정의 밤

한옥마당에서의 명상

시인 文明 최마루 2009. 4. 17. 21:52

<한옥마당에서의 명상>

우아함과 정겨움의

행복한 은퇴

 

  詩최마루

 

꿈에서 본듯한 오래된 대문

나의 손과 발이 쉼 없이 넘나들었던 집을 몽한속에 거닐고 있다

 

오래 전 눈에 익은 가옥 구조

우람하니 버티고 있는 감나무와

그리고 까치가 그리워지는 날

 

기상이 웅대하여 낭만적인 역사가 가슴으로 밀려올 때

한옥의 구조는 경이로울 뿐이다

고즈넉하니 안락한 사방에

경쾌한 기운, 도도한 경관, 사연 깊은 전설의 사적이라

가뭇이 세월을 밀치고 자연으로 농염한 늠름함과

오랜 전통을 민족의 깊은 뜻으로 받들고있는 주춧돌을 존경하며

위대한 역사의 깊이에 머물던 선조님의 우아한 가옥을 보노라면

그 위상과 고매함에 어찌 찬탄하지 않겠는가

 

한가로운 휴일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당가운데 모든 육혼의 형체를 고정시켜

기와는 거대하게 하늘을 받들고 처마에는 수줍게 걸린 오후의 태양이 반갑다

나즈막한 담장 주위를 돌아보면

푸른 이끼사이로 따사로이 야릇한 목가적 울렁임과

너무나 신선한 자연의 청음에 육중한 나그네는 기가 눌릴만하다

 

단조로이 직시하면

오래된 집에 오래된 마당 오래된 나무와 돌

세월을 묻혀 환생하는 푸른 이끼와 풀

한적한 마당가운데 고정된 암석처럼

시공간은 서사적 화두를 모질게 안고

무감각하게 흘러 숭엄한 탑이 된 세월

 

현대적 모티브로 호감 가는 인연의 이름을 서술하여 보는데

세미랑, 모예, 지음, 대산, 삼, 탑지, 단영, 체랑

그대들의 영글은 영혼의 그림자가

작은 나의 가슴에 영원토록 뼈 속 깊이 이렇게까지 기억될 줄이야

 

나의 삿되고 단순한 머리 안에

외로울 때마다 일백 개의 방을 지어 고풍스레 뱅뱅 돌다가

상처 많은 늙은 나무의 고독한 상흔은

삶의 지각변동만큼 날래고 웅장하였구나

 

멋스럽고 아늑하여 우아한 한옥마당

고풍스러운 기품에 주눅이 들어

때로는 과거사를 진행형으로 엉성하게 조합하다가

음양오행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여 불미스러운 징조를 예감하였다

 

굴곡의 담장을 거닐며

건너 황금 빛 출렁이는 들길을 문득 넋 놓고 바라보는데

외지인의 발길에 몸살을 앍은 후 소소한 명상은 시작되고

강아지풀까지 시들 거리는 저문 오후즈음

 

옛 선조의 주목되는 고대의 어투로

실존 인물인 윤리선생의 단아한 말씀

그래 주체와 객체로 보아 내 말도 네 말도 모두 이치에 맞도다

 

입버릇처럼 가치 있는 실상의 한마디

고뇌로부터 우러나는 신비로운 정신세계의 모티브와 액션은

웅대한 한옥이로다

 

우아한 선과 모양에서

시조를 읊조리는 선비의 낭랑한 후음이

클래식한 앙상블로 심금을 울리는데

세월을 묻어나가는 깊이 있을 여유 안에

오늘부터는

한옥의 우아함과 정겨움에

소탈하니

행복한 은퇴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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