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그대 위한 애정의 밤

부동새

시인 文明 최마루 2009. 4. 17. 22:18

부동새

 

                                詩최마루

 

하회탈처럼 넉넉한 아저씨가 길거리에서 외칩니다

 

이 새는 배신하지 않습니다

이 새는 죽지 않습니다

이 새는 날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완벽한 새라는 거죠

 

실상은 건전지 한 알 먹고 사는 플라스틱 문명이 낳은 인조새에 불과하지만요

근데 이 말을 듣자니 삶의 독소가 잔인하게 머리를 눌러옵니다

힘들고 지칠 때 고공을 힘차게 날으는 새를 얼마나 꿈꾸어 왔는데

영악하게도 체감이 다른 언어로 나를 허접하게 속이다니

 

분노하고야 말았습니다

오늘 하루는 정말이지 머리가 복잡 다양해지는군요

푸석한 건전지 하나로 반듯하게 제 모양도 흉내내지 못하고 껍데기로 사는 게

분명 좋지만은 않은 일이겠지요

그래도 철없는 꼬맹이녀석이 무표정한 인조새 한 마리를 낚아채듯 사갑니다

 

아저씨가 리어카를 머쓱하니 끌고 나가시는군요

그리고 아까와는 달리 푸념조로 한 말씀 내뱉습니다

 

그러니까

이 새는 사람이 싫증나면 버려지는 새라 이 말씀이지요

태어날 때부터 이미 죽어있던 새죠

버려져도 그 자리에서 날지 못하는 그런 새로 말입니다

 

그리고 홀연 사라지는 아저씨의 외침에는

그저 막연히 부동새 부동새로만 들리어옵니다

*부동새: 움직이지 않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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