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안의 지구
詩최마루
사이다 색의 구슬 하나가 온통 동그랗다
조그만 속을 들여다보니 가공 시에 녹은 기포가 촘촘하고 게슴츠레한 연기도 숨어있다
조그만 손에 들린 촛점 같은 단단한 지구
매운 콘크리트바닥에 실수로 떨어트려 대가리가 부서진다
절반은 무섭게 튀어 달아나고 편마암이 깨어지듯 요상하게 속을 내보이는 반쪽구슬
멍돌이는 만감이 교차되어 손바닥에 출렁거리는 태평양만 생각할 뿐이다
내일부터 골목에서 버릇처럼 공회전하던 놀이는 잠시 중단해야겠지
많은 구슬 중에 제일 얼큰하게 정이 들었는데
삼각형안에도 들어가고 움푹 패인 수렁에도 빠졌다가 물속에도 첨벙
돌멩이에 부딪히고 손가락이 아파 그래도 신나게 좋았는걸
사과처럼 반쪽이 났으나 씨앗이 없으니 또 안타깝네
공교롭지만 내일 문방구에 가서 저놈보다 더 잘난 놈으로 하나 구입해야겠다
구슬놀이는 심심할 때 더욱 좋고
놀이방법은 각기 마음대로이니 주머니에 넣어 둘 때 턴실한 불알 옆에 있어 좋고
자그마해서 귓구멍에 넣어 둬도 간질하니 괜찮고
여튼 내방식대로 앞으로는 조심하게 잘 어울릴 거야
지구 안에 지구가 내 손안에 숨어있다는 게 믿기지는 않지만 이론상 그렇다는 거지
내가 무얼 아는 게 있어야지
신경들 쓰지마 잡놈이 그냥 주절거리는 것뿐이니까
겨란 같은 구슬일 뿐이겠지만
무생물과 생물로 보는 거와 식용으로 먹는 거는 분명 차원이 다른 거겠지
우리는 생물을 먹고 무생물과 잘 논다
가까이에서 보면
환경오염의 주원인인 자동차도 그렇고 다양한 주위에 엄청스레 많지
이게 단순 복잡한 현재의 명제야
그리고
머리로는 해괴망측한 공상을 하면서
구슬의 몸에 맞는 구멍 안으로 미련 없이 미끌어져
자신들만의 마음 깊숙이 제자신도 모르게 안타깝게 잘도 빠져들고 있다
그래서
매일 책상 위에 동그란 구슬 하나씩을 올려 놓고 가만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가 자전을 하던 공전을 하던 미미하게 움직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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