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나라
詩최마루
세면을 하다가
문득 투명한 물방울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구석기시대 추장의 발 씻은 물일까!
비운의 마의태자가 흘린 눈물일까!
아니면 전설처럼
한 많은 한반도의 사연 있을 법한 눈물들일까!
새록이 져며 떨어지는 햐얀 물방울들이
오늘따라 예사롭지 않게만 보이는데
새삼 소중하고 신비한 물의 정체성을 두고
오늘 하루 투명한 화두로
언제 끝날지 모를 물의 의미를 찾아
물의 시간을 타고
물의 상념으로
물에 대한 미련과 함께
후회 없이 고결한 물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세수하는 나의 얼굴은 오늘만큼은 유난히 간지러운데
수천 수백억 년의 역사를 순환했을
인고의 기름 같은 거룩한 물,물들아!
고인돌에 땀처럼 떨어진 물로 꽃이 피고지고
그 꽃이 나무가 되어
그 나무의 가지가 나의 옷장이 되었고
옷장에 쌓인 습기가
나의 몸에 베여
나의 향기를 오늘 아침 세숫물과 교감하였으므로
물의 까닭은
뭉치고 떨어지고 떨어지고 뭉치는 것이 이치이거늘
조용하니 쌰아하게 애잔히도 비 오는 날이면
내가 너만을 생각하며
다정한 물 안에 횡한 얼굴을 내밀고
슬프도록 세수를 한다
☆ 글쓴이 소개☆
*대한민국시인 文名최마루님의 글입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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