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바람처럼 흩어진 발자취를 음미하며

팔각형달구지에 노쇠가 만든 원형

시인 文明 최마루 2009. 5. 3. 01:09

팔각형달구지에 노쇠가 만든 원형

 

                  詩최마루

 

팔각형달구지에

온몸의 근육들을 한껏 모아

붉은 태양을 향하여 힘차게 달려 가는 노쇠 한 마리

 

마부의 채찍질에 숭고한 하품을 하고

시간 시간 타박한 노동의 연속 동작

들판의 바람과 함께 푸념으로 한마디 - 히 힝

 

팔각형달구지에

생의 무게만큼 억척을 지우고

오직 이것을 끌고 또 끌고

그렇게만 뒤뚱이라도 가면 과연 종착역은 어디인가!

 

마부를 소개하면

남루한 아니 초췌의 낡은 역사

그럼에도 눈만큼은 별 같다.

 

검정고무신에 열성과 집념을 그려 넣고  <정신지체 아들이 그렸음>

바지에는 똥이 묻었다. 개똥!

 

이마에는 골 깊은 도랑 하나 쭉 그어놓고

오른쪽은 된통 절름발이

마누라는 왼쪽 절름발이에 기역자 외모의 곱사

항상 받침 빠지는 발음을 해대는 통에 버벅이라 부른다.

 

수염은 장비수염에

코는 어릴 때 소뿔에 받혀 쑥 들어 갔고

피부가 악어 가죽보다 질기다

 

윗 저고리는 대충 입었고

희한하게 생긴 몽땅한 가슴을 발악하듯 내밀고

팔각형달구지를 억세게 잘도 부린다.

 

달구지와 마부와의 관계는

마부 증조할아비 때부터 덜커덩거렸다.

 

왜정 때는 일본 놈들도 비켜 나가든 길을

우직한 팔각형으로 박찼고

우뚝 솟은 무식한 자존심 하나로 육이오 때는 우람한 포탄을 날랐다.

 

그러한 세월 흘러 흘러

새마을 운동에 동참하고 건설현장에 전국을 굴러

이제는 원형으로 그 모양을 다했다.

 

노쇠가 한참 나이 먹은 세월만큼

바퀴는 원형에 가까워졌지만

천천히 굴러가는 역사는 왜 이렇게 부담스러운 걸까!

 

수 차례 끊어진 채찍마저 몽탁하고

우렁차게 덜컹이든 팔각형의 둔탁한 소리는

애처롭고도 너무나 안타깝다.

 

과거부터 노쇠는 외롭게 태어나서

홀로 고난의 땅을 메워었고

평생 팔각형을 원형이 될 때까지

짤막해진 다리로

그저 마부 한 생계의 도구였을 뿐이다.

 

어느 듯

노쇠는 친구하나 없고 엄청난 괴력마저 잃어

육체의 일부였던 팔각형달구지만 애타게 그리워하는데

 

마부가 어제 새벽닭 울기 전에 죽었다.

 

팔각형달구지를 보물로 알고

평생을 이끈 노쇠의 부음 한마디 - 히 힝

 

울분도 고통도 사람의 말을 배우지 못한 채로 그저 - 히 힝 . 히 힝 힝

 

멀리 바라본 고속도로 저 고속도로 고속도로에

 

팔각형달구지와 노쇠는

마부가 떠난 길을 배웅하러

서둘러 떠난다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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