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詩 최 마루
분답게만 돌아가는 이 다채로운 세상에
고상한 시인은 구수한 소설을 구성하고
덥수룩한 소설가는 푸석한 시를 매만지며
단호하게 꾸려가는 괴이한 양태를 지켜보노니
부슬 부슬 비오는 날 고장 난 우산조차 없이도
하늘마저 청명하게 나무랠 자존심이 있다면
무대포로 살아온 인생을 한적하게 사랑해온 것은
그저 여느 날들처럼 새침했던 추억뿐이다
그리고 하염없이 쌓여만 가는 내공 속에
그저 지나쳤던 이기의 반성문들이
쑥스러운 온 천지를 깃털처럼 가렸을 뿐이다
* 양태(樣態) : 사물이 존재하는 모양이나 형편을 가리킴
☆ 글쓴이 소개 ☆
*대한민국 시인 文名 최마루님의 글입니다.<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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