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밤
詩최마루
밤새 뭉턱한 칼을 갈고 환한 대낮을 찢어버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뜬눈으로 볼펜 한 자루가 지나간 길들을 밤새도록 생각없이 쫒아 다녔다
생의 과거사를 다외우지 못하고
아직도 사람의 역사공부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
대낮에 드러나게 사고칠 일탈을 부추켜
범행에 동조하게끔 전략도 구상해 놓는다
빛바랜 별들을 주워와 설탕도 발라 먹을 앙큼한 계획도 세워두고
그러나 여태 믿어왔던 눈동자도 수면에 취해 잠깐 문을 닫아 버렸고
어제까지 잃어버린 나를 아직껏 찾지 못해 애간장이 있는대로 탄다
밤만이 가장 울적하고도 여유롭지 못한 꿈을 꾸는 뇌의 이런 희한한 시간
시계소리만이 제갈길을 거룩하게 조련하고 있다
뜻하지않은 경험으로 새벽에만 몸을 일으켜 몽유병을 앓게 하더니
평소대로 돌아버리는 부유한 사람의 공갈연습처럼
온통 분주하게 오만가지 생각으로 섞어도 보는데
아무런 의미조차 해결 못한 채로 눈동자에 핏기만 희한한 시간
아직은 제대로 미치지 못한 까닭으로 매일 이렇게 힘든 사람도 있다
새벽의 밤에는 별과 달에 미친 사람이 적잖이 있는 날에는
어둠조차 쉽게 물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깔끔하게 기록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