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글쟁이 잡놈마루의 호곡소리

무직인의 고뇌

시인 文明 최마루 2009. 4. 13. 20:39

무직인의  고뇌


                                     최마루作

오늘따라 빈 지갑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어제 몇 백 원 동전으로 아이들에게 사탕 한 알씩을 쥐어 준 못난 아빠
무심히 보낸 세월은 진정 아니었는데 꼬일 대로 꼬여지는 현재
아내의 수척해진 얼굴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잘 달리다가 펑크 난 타이어처럼 이런 날도 있구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지금

흔들리는 나의 모습이 내가 보기에도 두려워진다
신문에 그려진 글자가 내 모양과 똑같은데
이제 방향의 키를 놓아버려
계속 울고만 있는 처량한 철새가 되었다

한달 전에 물이 새는 구두가 비 오는 날이면 무척 야위어지고
구인구직광고가 축구공처럼 크게 보이는 눈동자엔
어느새 눈물이 맺혀 떨리는 입술은 어찌할 바를 모른다

호흡마저 탁 막히는 지금

밥알이 뭉태기로 목구멍에 걸려
간신히 물 한 모금에 목숨을 구걸하는 현실이
어제만큼 가증스럽게도 나를 비참하게 한다

밖에서 종일토록 궁싯거리다가
때마침 집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현관 밖에까지 새어 나와 내 마음을 더욱 힘들게 하는데
다섯 살짜리 작은 딸아이가
귀엽고 도톰한 볼 따귀를 오몰락거리며
아빠 오늘 돈 많이 벌었냐는 말에 한참을 목메어 울었다

아들녀석도 덩달아 달걀만한 저금통을 들고
점심 사먹고 열심히 일하라는 격려가
갈기갈기가슴을 찢어놓는데

오늘의 기억을 되새겨
아이들에 듬직한 아빠
아내에게 소중한 남편이 되도록
다짐하고 다짐한다

지켜봐 다오

뼈가 부서지고 피가 마르도록
내 어설픈 영혼을 팔아서라도

내 사랑들을 굳건히 지키마

***신은 인간이 인내할 수 있는 고통만을 주신다했습니다

비록 힘들고 힘들어도 용기 충만하시고 더불어 새해는 큰 복과 영광이 가일층 더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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