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바람처럼 흩어진 발자취를 음미하며

붙 타는 흑백사진

시인 文明 최마루 2009. 9. 4. 23:26

붙 타는 흑백사진

 

詩최마루

 

태어나서

유리창에 처음 그려보는 십자가였습니다

시체처럼 누워있는 두 개의 호두알 껍질

생에 배운 흐릿한 언어들을

이제부터는

지우개로 하나씩 지워나가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행복은 오래 전 떠났지요

빛을 잃어버린 세상에

빛을 빼앗겨 버린 영혼으로 말입니다

결국은 인생에 닫힌 철문을 끍다가 제풀에 지칠 모양입니다

 

나름대로 질척한 생에 의미를 부여안고

흔들리는 촛불이라도 너무나 그리웠습니다

칠흑 같은 공간에서는 동공이 노련하게 움직여도 필요가 없지요

그리하여

신의 이름을 하나씩 거룩하게 부르나이다

이제 행불행은 그만이었으면 좋겠네요

나를 손톱처럼 생각하시어 바람처럼 살아있게 해주세요

내 눈에 은총으로 무엇인가 보인다면

섬광처럼 번득이는 깨달음을 죽어서는 수화로 화답 해 드릴께요

 

그때는

귀머거리의 노래로 나만의 글자를 소탐히 그려보겠습니다

삶이란 게

이토록 소중한 만큼 애잔한 그리움이 더더욱 쌓이는 것인가 봐요

신이시여! 구원하여 주옵소서

비록 나의 귀와 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내게 하늘 바람 구름 그리고 비

아늑한 마음 한짐 행복하니 싣거든

먼 우주로 달려가는

신비로운 옥색의 영혼을 그때는 그윽하니 주옵소서!

 

오로라에 얼굴을 씻은 후

무지개꿈 가득 노래하는 청아한 눈과

신선한 소리를 만끽하는 청각을 구원하여

비로소 정갈한 시인이 되게 하여주옵소서

 

흐린 별에서라도

불꽃 같은 삶으로 나를 애타이 살아있게 하여주소서

내 마지막 죽는 날까지

그리운 추억하나하나를

신실한 삶의 지우개로 미련 없이 지워 나가겠습니다

 

그때는 아마

투명한 생의 그림자를 거룩하니 그리겠지요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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