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데기
詩최마루
벌레로 태어나기 전 삼엽충을 닮았다고
곤충학자들은 별스레 미워하더니
나의 몸에 인고의 인주를 팍팍하게 묻혀
고대 세월의 흔적을 남겼다
급기야
내 생긴 만큼 쭈글하니 뿌듯한 기쁨은
오히려
고소한 육즙을 생의 마디 안으로 일구었으니
애벌레 하나로 멋지게 태동하는 순간!
숭고한 생명은 요렇게 시작되었다
허나 어느 따스한 체액의 동굴에서
체감으로 느낀 습기에 채인 채로
피 한 방울 없이 바싹 씹히는 골 때리는 기분
더군다나
육체 안에 감춘
날개 하나 펴지도 못하고
몽톡하니 바스라지는 슬픔 하나 있으니!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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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최마루님의 글입니다. <등단작가이며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주의*주의!! 동의 없이 무단전재,표절 및 재배포,복사등 절대금지> choe33281004@nate.com cho33281004@yahoo.co.kr *여러분의 즐거운 감상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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