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明 최마루 시인의 고혹한 시어는 언제나 분홍빛 나비로 화하여 영롱한 시향과 함께 영속의 숱한 세월들을 수려하게 채색해갑니다

대한민국 시인 文明 최마루의 시어 탐구는 광활한 우주를 표표히 너머 외계의 이채로운 물음표에 살포시 안착해봅니다

최마루 시인의 은은한 분홍빛 선율 속으로 휩싸여버린 숭고한 사색!

목마른 그대 노래여!

내가 나를 잃어버리는 날

시인 文明 최마루 2009. 12. 10. 00:42

내가 나를 잃어버리는 날

 

      詩최마루

 

무거운 고난을 업은 자에겐

시련과 고통은 언제나 혹독한 잔상이었소이다

그래서인지

허름한 수염은 굵고 뻑뻑하며

그의 망막에는 가끔 이성 잃은 얄팍한 비닐이 덮여 있소이다

이제는

세상을 바로 볼 수 없는 당달봉사로 평생 놀림 받겠지만

패배자의 기념으로

그는 맨날 술로 시간들을 정지시켰소이다

 

그리고

그의 지인들은 입을 모아 외쳤소이다

술병처럼 내동댕이 쳐버린 서글픈 생이여!

홀로 남은 것은 그대 가슴에 멍울처럼 맺힌 恨 일터!

이제 막다른 골목에 그대만 서있구려!

삶의 담벼락을 어줍잖게 짚고

이성의 기운조차 도망간 최후를 그대만 왜 모르는가!

 

이젠 나에게 욕은 마오!

세상은 무겁지만 인심은 아직도 가볍더이다

소원하던 별똥별이 희망의 꼬리를 달고

주소 없는 번지촌으로 둥지를 틀었는데

그렇소이다!

밤새 뿌연 찬이슬이 별꽃처럼 정수리를 번쩍 내려치더이다

뼈가 녹아 드는 섬뜩한 느낌이 좋았소

술 단지는 끝내 동이 났고

패자인 나에게 철근 같은 오기를 악착같이 세워주더이다

항상

고혹한 새벽은 얄밉게만 찾아오는데

쓰레기처럼 구겨진 영육으로

어제까지

처절하게 각오한 다짐과 여태껏 집요하게 다투고 있소이다

그러나

패배의식에 영악한 구더기는 금새 자리를 잡아버렸고

허술한 나의 퍼석한 마음은 일순간 뭉그러지는데

내가 나를 바라보는 순간

기가 막혀 미간이 일그러지더이다

 

결국은

나를 내가 이제는 잔인하게 잃어버려야 할 순간임을

가슴 깊이 깊이 흐느끼고 있소이다

 

 

☆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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